국토부 “철도자산 효율적 이용·안전성 고려”… 성난 서북부 “일방적 결정”
국토교통부가 결국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출발해 서구 검암역을 거쳐 서울역으로 향하는 인천공항 KTX 폐지(본보 30일자 1면)를 확정하면서 인천 서북부지역 주민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국토부는 30일 철도자산(선로·차량) 효율적 이용과 안전문제, 대체교통수단 충분과 수요 부족 등의 이유로 코레일이 제출한 인천공항 KTX 폐지 철도 사업계획변경인가를 승인했다. 국토부는 인천공항 KTX 폐지에 따라 공항철도(AREX) 및 광명역~인천공항 셔틀버스 노선을 증편해 환승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끝내 국토부가 불과 4년만에 검암역 KTX 정차를 폐지함에 따라 인천 서북부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의 이동권인 철도망을 폐지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전혀 수렴하지 않은 채 경제논리를 들어 일방적인 결정을 통보한 셈이기 때문이다.
서구 검암동에 거주하는 송모씨(32·여)는 “검암역에 KTX가 정차한다고 주민들에게 많이 이용하라고 홍보할 때는 언제고, 주민들 입장 한번 물어보지 않고 폐지를 결정하는 것은 독재시대나 하던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서구지역 정치권들의 반발도 거세질 조짐이다. 최근 인천공항 운행재개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던 최규술 서구의원(자유한국당)은 “검암역 KTX 정차가 폐지되면 인천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KTX 정차역이 없는 광역도시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게 될 것”이라며 “정부는 인천공항 KTX 운행을 재개하고 KTX 신노선 개발 등 이용율 증가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순서”라고 강조했다.
대전과 광주 등 타 광역지자체들의 반발도 거세다. 특히 내년 세계수영선수권 대회를 개최하는 광주시의 경우 인천공항 KTX 폐지로 항공기와의 연계노선이 부족해 대회 운영에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처럼 인천공항 KTX 폐지에 대한 일선 지자체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지만 국토부는 코레일의 입장만 살피는 반쪽짜리 행보를 보여 빈축을 사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 3일 인천과 대구, 부산, 광주, 전남 등 관련 지자체 의견을 수렴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발표한 KTX 페지결정 참고자료를 보면 인천공항 노선과 관련없는 타 지역 KTX 노선 혼잡, 여유 차량 타 노선 투입 필요성 등 오로지 코레일의 입장만 받아들였을 뿐, 노선 폐지에 따른 지역사회의 혼란을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존 인천공항 KTX 이용객이 환승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만 말했다.
양광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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