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 또다시 ‘악취와의 전쟁’ 입에 올린 연수구… 헛구호 아닌 대책 실천을

空言無施(공언무시). 빈말만 하고 실행하지 않는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최근 송도국제도시 악취 문제를 대하는 연수구청의 모습이 이와 다르지 않다.

 

13일 구는 지난 8일 발생한 182건의 악취 민원 관련 포집 공기 분석 결과를 발표하면서 반드시 악취를 잡겠다는 각오와 함께 지난달 19일 대대적으로 홍보한 전수조사를 또 언급했다.

 

구가 진일보한 악취 대응에 나서면서도 원인 규명에 실패한 이유는 전수조사를 통한 업체별 배출 성분 데이터베이스(DB)가 없어서다.

 

지난 4월 30일부터 집단민원만 8차례 총 684건이 발생했고, 하루가 멀다 하고 악취 민원이 나오고 있지만, 전수조사는 첫발도 떼지 못했다.

 

구는 다음 달 추경으로 예산을 받아 10월께 악취 실태조사 용역에 돌입할 계획이다. 소요기간만 10개월이라 앞으로 1년 정도의 시간이 더 소요될 전망이다.

 

현재 구에는 1년 예산의 1% 수준인 45억원의 예비비가 있다. 실태조사 용역 소요 비용은 2억원이다. 처음 전수조사를 언급했던 지난달 예비비를 긴급 편성했다면 이달부터 용역이 시작될 수 있었을 것이란 아쉬움이 남는다. 구는 9천여만원의 예비비로 무인공기 포집기 구매를 신청해둔 상태다. 그러나 무인공기 포집하기에는 악취 원인을 밝힐 수 없고, 이 점은 구 역시 동의한다.

 

구 관계자는 용역에 예비비를 투입해 1·2차 용역 분리 방안도 고려했지만, 도입하진 않았다고 했다. 10월부터 10개월간 용역이 진행되면 내년 여름 악취분석으로 여름철 집중되는 악취 원인을 밝힐 수 있어 서두르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악취는 주민 삶의 질과 직결된다. 무더운 여름 마음 놓고 창문조차 열지 못하는 주민들도 느긋한 원인규명을 원할지 구에 묻고 싶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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