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따른 농작물 피해가 확산된 가운데 기온변화로 증식된 해충 피해까지 겹쳐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19일 경기도농업기술원과 도내 농가에 따르면 불볕더위가 한 달 넘게 지속되면서 기온 변화로 밭작물을 갉아먹는 등 피해를 유발하는 돌발해충의 증식이 늘어나고 있다.
도농기원이 최근 파밤나방, 담배거세미나방 등 도내 밭작물 나방류 조사결과, 조사 필지 375곳(115.63㏊) 중 절반 이상인 207곳(45.627㏊)에서 밭작물 해충이 발생했다. 주로 콩(93곳, 24.822㏊)에서 많이 나왔으며, 고추(53곳, 5.537㏊)와 팥(31곳, 8.9㏊), 들깨(13곳, 0.468㏊) 등에서 나타났다. 또 가지(8곳), 고구마(5곳), 녹두(2곳), 파(2곳) 등 종류를 가리지 않고 여러 밭작물에 퍼졌다.
이 가운데 파밤나방 애벌레는 지난달 5~10일께 충남과 전남, 전북 등 논ㆍ콩 재배지에 대량 비래한 성충이 콩 포장에 집중적으로 산란해 피해증상이 일어났으며, 7월 말부터 경기지역에서도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예년에는 파밤나방 애벌레가 일부 작물에 소규모로 발생했지만, 올해 무더위로 인한 기온의 급격한 상승 때문에 돌발적으로 이 같은 해충이 많아졌다고 도농기원은 분석했다.
파밤나방 애벌레는 콩, 완두, 아스파라거스, 무, 양파, 감자, 토마토 등 광식성으로 잎과 과실을 모두 가해하며, 보통 5~10월 발생해 11월까지도 피해가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심하게 피해를 받은 작물은 잎맥만 남는 경우도 많이 발견된다. 또 암컷은 난괴(알덩이)로 1천 개의 알을 낳아 확산이 상당히 빨라서 농작물 피해가 커질 우려가 있다.
여주의 한 농가에서는 밭작물 1만 3천223㎡(4천 평) 규모를 경작하면서 파밤나방 애벌레가 증식해 잎을 갉아먹어 일부 콩ㆍ팥 등이 상하는 피해를 봤다.
이 농가를 관리하는 농민 A씨는 “주로 선녀벌레가 많았지만, 올해 날이 더워지면서 2년간 안 보이던 파밤나방 애벌레가 급증해 작물을 갉아먹는 일이 늘어났다”며 “가뜩이나 곡식이 무더위에 타들어가고 있는데 해충 피해까지 겹쳐 추수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도농기원 관계자는 “파밤나방은 성충이 5~10월까지 발생하는데 날이 더워지면서 남부지방에 나타나던 것이 경기지역 곳곳에서도 돌발적으로 생기고 있다”며 “농가에서 콩잎을 살펴보고 나서 파밤나무 애벌레 등이 콩잎을 먹은 흔적이 보이면 즉시 콩이 등록된 적용약제를 5~7일 간격으로 방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현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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