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이산가족 상봉…인천 시민들 "평화 정착되고 경제교류 확대되길"

▲ 20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단체상봉 행사에서 남측 이금섬(92) 할머니가 아들 리상철(71)을 만나 기뻐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20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단체상봉 행사에서 남측 이금섬(92) 할머니가 아들 리상철(71)을 만나 기뻐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열린 20일 오후, 인천시민들도 자신의 일인 것처럼 감격과 기쁨을 드러냈다.

 

20일 오후 인천종합터미널에선 남북 이산가족들의 상봉 장면이 TV에 방영되자 많은 시민이 발걸음을 멈추고 68년 만의 만남을 축하했다. 터미널로 아들을 마중 나왔다는 한 시민(46)은 “비록 이산가족은 아니지만, TV를 보니 남의 일 같지가 않다”며 “이런 평화 분위기가 정착돼 하루빨리 헤어진 이산가족들이 자유롭게 만나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TV에서 이산가족들이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리고 부둥켜안은 장면이 나올 때 일부 시민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특히, 남측 상봉단 최고령자인 백성규씨(101)가 휠체어를 타고 들어오자 며느리와 손녀가 오열하는 순간, 터미널 대합실에서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극적인 상봉이 방송을 통해 전해지자, 서해 5도 주민들도 기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연평도에선 노인들이 삼삼오오 마을회관에 모여 TV를 보며 감동적인 장면을 함께 했다.

 

박태원 연평도 어촌계장은 “연평도는 섬 전체 인구 중 30% 가까이 실향민이거나 그들의 자식들”이라며 “이들 대부분이 눈 감기 전에 고향땅이라도 밟아보고 세상을 떠났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실향민 어르신들이 이번에 선발된 이산가족들을 부러워하기도 하고 또 본인들이 저 자리에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으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김주성 백령도 종합사회복지관장도 “오늘처럼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자주 있고 북한과의 평화관계가 지속 되다 보면 접경 지역 주민들도 천안함사태 같은 불상사는 잊고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역 시민단체들도 이번 상봉행사를 통해 남북간 평화분위기가 정착되길 바라는 분위기다.

 

신규철 인천평화복지연대 정책위원장은 “남북정상회담 이후 별다른 성과가 없었는데 이렇게 이산가족이 만나게 되니 평화가 현실화될 것이란 희망이 든다”며 “인도적 측면에서 남북교류가 더욱 활발해져 해상파시나 서해 5도 평화협력 등 경제교류로까지 확대해 나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준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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