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9명이 사망한 인천 남동공단 전자부품공장 화재 당시 유가족 지적대로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경찰청 사고 수사본부는 23일 오후 브리핑을 열고 “소방당국과의 합동 감식 결과, 스프링클러가 사고 50분 뒤에야 가동했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스프링클러 밸브는 개방돼 있었고, 화재 직후 감지기가 화재를 감지한 기록이 수신기에 남아있었다”며 “화재가 감지되면 바로 스프링클러가 작동해야 하는데, 왜 50분 뒤에서야 작동했는지 추가 정밀 분석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수사본부는 인천소방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22~23일 2차례 합동감식을 한 결과 화재 원인을 전기 배선 문제로 추정했다.
발화점은 소방당국 최초 추정과 달리 4층 화물용 엘리베이터 앞 사무실 천장으로 확인됐다. 당초 공장 건물 4층 검사실과 식당 사이 복도 천장에서 불이 난 것으로 봤지만, 실제 발화점은 여기서 20~30m가량 떨어진 지점이었다.
화재 현장의 주 건축자재는 샌드위치 패널과 우레탄폼으로 확인됐고, 불길이 빠르게 번지고 유독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자재 특성상 희생자가 다수 발생한 것으로 보았다.
경찰은 “발화지점에 비상계단과 엘리베이터가 자리 잡고 있어 이쪽으로 탈출하지 못했고, 빛이 보이는 창문 쪽으로 희생자들이 몰렸다가 연기에 질식해 숨졌다”고 했다.
경찰은 브리핑 이후 현장 추가 감식을 통해 정전된 공장 건물에 전기가 공급될 경우를 가정해 스프링클러 작동 재연에 나설 예정이다.
또 회사 과실 여부 확인을 위해 장부 등을 확보했고, 추후 관계자 소환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 등에 대한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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