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1~4학년 ‘오후 3시 하교’ 도입을 놓고 교육 현장이 술렁이고 있는 가운데(본보 8월23일자 6면)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이하 저출산위)가 27일 초등학교 저학년의 휴식·놀이시간을 늘려 고학년과 함께 하교하는 ‘더 놀이학교’(가칭)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하자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저출산위는 ‘더 놀이학교’ 도입과 관련 28일 ‘초등교육 변화 필요성과 쟁점’을 주제로 포럼을 개최하고 올해 10월 이 방안을 확정ㆍ발표, 오는 2024년 전국적으로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무엇보다 학습량에는 변화를 주지 않되 저학년일수록 충분한 휴식시간을 보장하고, 놀이와 각종 활동을 중심으로 상담과 보충지도 등 개별화된 교육을 제공해 교육적 성과를 달성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직접적인 이해당사자들 간의 이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이창준 저출산위 기획조정관은 “빠른 속도의 학생수 감소에 대응하고 사교육 과잉, 아동의 낮은 행복도 등을 해결하는 정책”이라고 호평했고, 정재훈 서울여대 교수도 ‘독일 전일제학교’ 사례를 언급하면서 “세계적으로도 초등학교 모든 학년이 ‘오후 3시 이후에 동시 하교’하는 것은 일반화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반면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선 모든 학생들의 3시 하교는 ‘획일화를 빙자한 사육’이지, 돌봄문제와 저출산 해결에 타당한 방안이 아니라는 부정적인 의견이 점증하고 있다. 또 홍소영 서울 고덕초교 교사는 “놀이시간을 통한 저학년 하교시간 연장은 일률적 시행보다는 학교별 교육공동체가 선택할 사항으로 충분한 연구와 학생·학부모의 의견수렴, 안전한 학교환경 조성 등이 선행돼야 한다”는 학교현장의 우려를 피력했다. 이어 “저학년은 부모와의 애착이 중요한 시기로 부모가 일찍 퇴근해 정서적 교감을 늘릴 수 있는 제도 마련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강현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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