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클러 고장에도 소방안전점검 통과… 피해 키웠다

27개 점포 불태운 수원 상가 화재
고장 알고도 방치하다 보수완료 결정
소방당국 “6월 현장점검때 확인 못해”

최근 수원의 한 상가에서 화재가 발생, 30여 개에 달하는 점포가 피해를 입은 가운데 당시 상가에 설치된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스프링클러가 작동되는 데 필요한 수조 탱크의 펌프가 고장이 나 물이 제대로 채워지지 않았기 때문인데, 소방당국은 해당 상가에 대한 안전점검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알았음에도 제대로 조치하지 않고 안전점검을 마무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광복절이던 지난 15일 오후 1시50분께 수원 인계동 신반포한신아파트 인근 A 상가에서 불이 났다. 상가 내 한 음식점 주방에서 조리 중 부주의로 발생한 불은 72개 점포 중 27개 점포를 태워 약 9천여만 원의 재산피해를 입혔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이날까지 27개 점포 모두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화재 당시 해당 건물의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스프링클러에 물을 채우는 수조 탱크 펌프가 고장이 나 수압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물이 채워지지 않은 스프링클러는 작동하지 않았고, 화재 역시 초기 진압에 실패하며 피해가 커졌다.

 

A 상가 관계자는 “40년 전 세워진 건물이다 보니 수조 탱크 펌프가 고장났다”면서 “펌프 수리를 검토하는 도중 화재가 발생해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소방당국은 해당 건물에 대한 안전점검을 하면서 수조 탱크 펌프 고장을 알았지만,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고 안전점검을 마무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관할 소방서는 지난 3월23일 A 상가에 대한 안전점검을 진행했으며, 이때 일부 스프링클러가 미작동한다는 것을 알고 A 상가 측에 조치명령을 보내 4월30일부터 6월12일까지 보수를 마칠 것을 지시했다.

 

이후 소방당국은 조치가 완료됐는지 확인하지 않은 채 지난 6월1일 A상가에 대한 소방안전점검(작동기능점검) 조치명령에 ‘보수 완료’ 결정을 내렸다. A 상가의 수조 탱크 펌프는 현재도 고장 난 상태이지만 소방당국에는 보수완료로 보고돼 있다.

 

소방서 관계자는 “조치명령을 내린 후 지난 6월 A 상가에 대한 현장 확인을 나섰지만 펌프 고장 문제는 미처 확인하지 못 했다”며 “앞으로 더 철저하게 소방안전점검을 진행해 시민 안전에 피해가 생기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연우ㆍ이상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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