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포천 등 강우량 400㎜ 넘어 도로 곳곳 통제
이곳 비닐하우스 20개 동 중 8개 동을 관리하는 최정호씨(63)는 모든 비닐하우스가 침수돼 가을 수확을 못 하게 됐다. 최 씨는 “어제(28일) 아침부터 많은 비가 쏟아져 급하게 농작물을 수확했는데 그때도 물이 들어오기 시작해 비닐하우스에 갇힐까 봐 무서워서 멈추고 도망 나왔다”며 “지금 피해만으로도 2작기(작기란 한 작물의 생육기간을 뜻함)의 손해를 본 수준이라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토로했다.
인근 비닐하우스에서 꽃을 재배하는 김광영씨(82)는 지난 6월 장마를 대비해 양수기까지 미리 설치했지만 이번 폭우에는 속수무책이었다. 김 씨는 “내일의 해가 떴을 때 기적이 일어나 농산물이 시들지만 않길 바란다”며 “다음 달까지 1천만 원의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이대로라면 다시 농사를 시작해야 해 11월까지 생계유지도 어렵다”고 털어놨다.
이 외에도 갑작스레 내린 장대비에 경기북부지역 곳곳에서 피해가 잇따랐다.
29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전 0시부터 이날 오후 6시까지 경기북부지역은 연천(중면) 444.5㎜, 포천(관인) 430.5㎜, 동두천(하봉암) 406㎜, 파주(적성) 379.5㎜, 고양(주교) 331㎜, 김포(대곶) 319.5㎜, 의정부(신곡) 297㎜ 등의 강우량을 기록했다.
동두천시에서는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로 사용됐던 신천 부근 공원이 모두 잠겨 발목까지 물이 차올랐고 식수 된 나무는 머리 부분만 보였다. 신천은 빗물에 불어올라 물이 도로까지 침범했다.
신천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서진부 씨(67)는 “신천 옆 저지대에 위치한 곳에 살고 있어 비가 쏟아질 때면 불안했는데 오늘처럼 피해를 볼 줄 몰랐다”며 “집 앞 도로도 마비돼 불안감에 30분에 한 번씩 나와 주변을 살피며 노심초사하게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연천군은 오전 9시17분부터 연천역~전곡역 8㎞ 구간 열차 운행을 중단했다.
연천 외 폭우로 인해 통제된 도로는 ▲동두천 신천변 강변도로 1㎞ ▲포천 담터계곡입구∼삼율리 1㎞ ▲가평 화악터널 1㎞ ▲가평 마장리 고려시리카∼조이아펜션 200m ▲파주 적성 자장∼식현 2㎞ ▲파주 적성∼버스터미널 700m ▲양주 은현 장현 로터리앞 500m▲양주 봉암사거리∼율정동 1㎞ ▲양주 칠봉산로 315∼칠봉산CC교차로 100m ▲양주 봉암사거리∼내촌사거리 1.2㎞ 등 10곳에 달했다.
한편 이날 기상청은 경기북부지역을 중심으로 30일까지 최대 25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아울러 경기남부지역에는 80~150㎜ 사이의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수도권기상청 관계자는 “경기북부에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내려 인명 및 시설물 피해가 우려되고 있어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지방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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