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폭우에 ‘배추’가 ‘金추’…최근 한달새 가격 3배 껑충 ‘주부 시름’

무·고추 등 채소류 가격표 보고 ‘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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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오후, 인천지역 한 대형마트 채소 코너를 찾은 소비자들이 최근 가뭄과 태풍으로 급등한 채소류들의 가격표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폭염에 이어 폭우와 태풍까지 겹치면서 배추와 무 등 채솟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30일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에 있는 한 대형마트. 이달 초부터 땡볕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채소 코너 진열대에선 배추가 사라졌다.

 

최근 1달 사이 가격이 3배 이상 올라 배추를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겼기 때문이다.

 

채소코너 판매원 최윤정씨(60·여)는 “며칠째 가문데다 비까지 많이 와서 배추가 진열대에서 사라진 지 한참 됐다”고 말했다.

 

무와 고추 등 다른 채소류도 가뭄과 폭우로 가격이 급등했다. 또 다른 판매원은 “지금은 무 1개에 5천900원에 파는데 1달 전보다 약 50%가량 오른 셈”이라고 했다.

 

이날 채소 코너를 찾은 소비자들도 가격표만 보고 지나치거나 잠깐 만져만 보고 내려놓기 일쑤였다. 저녁 삼겹살 파티를 위해 이곳을 들렀다는 한 주부는 “고기를 채소에 싸먹는 게 아니라, 채소를 고기에 싸먹어야 할 판”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인근 또 다른 대형마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곳에서도 채소 코너를 찾은 손님들이 채소를 쉽게 집어들지 못했다.

 

무를 판매하는 코너에선 1개를 3등분 후 낱개로 팔기도 했다.

 

인천시 농산물도매시장도 채소를 사려는 손님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 도매시장에서 배추를 파는 한 상인(59·여)은 “가뭄 전에는 배추 2포기 한 묶음에 5천원씩 팔았는데, 지금은 1만원에 팔고 있다”며 “값이 워낙 올라 일반 소비자는 거의 없고 장사가 잘되는 식당들만 조금씩 사가고 있다”고 말했다.

 

농산물 도매시장 관계자는 “폭염에 태풍까지 닥쳐 산지작업이 어려웠고 채소가 성장하는데 애로가 많아 가격이 폭등한 것”이라며 “추석이 1달밖에 남지 않아 당분간 채소 값은 계속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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