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업체 몰아주기 논란 속… 업계 “공정한 기회 박탈” 반발
市는 “입찰 검토 중” 입장 반복
구리시가 쓰레기소각장인 자원회수시설을 운영하면서 17년간 공개입찰 없이 특정업체에만 수의계약을 맺어와 특혜 논란(본보 30일자 6면)에 휩싸인 가운데 도내 광역 소각장을 보유한 지자체 중 장기 수의계약을 맺은 곳은 구리시가 유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시가 경쟁 업체의 기회를 박탈하고, 가격경쟁을 유도하지 못해 예산낭비의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2일 경기도와 일선 지자체,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도내 31개 시ㆍ군 가운데 23개 시ㆍ군에 총 26개소의 소각시설이 운영되고 있다. 이 중 구리ㆍ남양주 지역을 담당하는 구리자원회수시설을 비롯해 광명ㆍ구로, 군포ㆍ의왕, 과천ㆍ의왕, 이천ㆍ광주ㆍ하남ㆍ여주ㆍ양평, 화성ㆍ오산, 파주ㆍ김포, 양주ㆍ동두천 등 8개소는 광역 소각시설이다.
광명시, 과천시, 이천시, 파주시, 화성시는 광역 소각시설을 설치한 이후 ‘3년 단위’로 공개경쟁 입찰을 실시해 오고 있으며, 군포시(소각장 설립 2001년)는 지난 2009년 군포시시설관리공단 설립 이후 시와 공단 간 계약을 바탕으로 공단이 직접 운영하고 있다.
2013년에 지어진 양주시 소각장의 경우 ‘시공자에게 위탁을 줄 수 있다’는 폐기물 관련법에 따라 한 차례 수의계약(6년)을 맺었을 뿐이다.
이처럼 광역 소각장 중 유일하게 구리시만 장기간 수의계약을 맺어온 것을 두고 관련 업계에선 ‘극히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구리시가 공정한 경쟁기회를 빼앗고, 가격경쟁 등 원가절감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며 반발하고 있다.
A사 관계자는 “공정한 가격경쟁 등 원가절감을 위한 구리시의 노력이 부족하다”고 꼬집었고, B사 관계자는 “연간 76억 원씩 17년이면 1천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다. 많은 업체에게 기회를 주는 게 당연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C사 관계자 역시 “내년 계약도 17년간 이어온 삼중나비스와 경호엔지니어링으로 이미 내정됐다는 소문이 퍼진 상황”이라며 “전국에 30개가 넘는 소각장 운영업체가 있는데 입찰하지 않는 이유가 뻔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 조달청 관계자는 “17년 동안 수의계약 했다는 사실은 극히 이례적인 사례”라며 “다른 기업의 기회를 박탈하고, 가격 경쟁을 못하는 부작용이 발생하는 만큼, 지자체는 공개입찰로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리시는 “입찰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반복했다.
구리=하지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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