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전통시장] 부천 역곡상상시장

‘만화특화’ 아기자기한 캐릭터 가득…상상력이 ‘빼꼼’ 젊은 발길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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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속 세상에 들어온 것 같았다. 부천 역곡상상시장의 첫 인상이다. 시장 입구에 들어서자 커다란 북극곰 ‘빼꼼’이 반겨줬고 아기자기한 만화캐릭터가 천장과 바닥 곳곳을 장식하고 있었다.

 

폭염을 잠시 잊게 해 주는 높은 아케이드와 오렌지색 바탕에 글씨체까지 통일한 간판들은 깔끔함 그 자체였다. 특히 널찍한 통로와 가지런히 줄을 맞춰 정렬된 물건들로 대형마트 못지않은 쇼핑환경을 제공하고 있었다. 

부천 역곡상상시장(부천시 원미구 역곡1동 부일로 749번길 31)은 1980년 복개천을 따라 골목시장으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며 자리매김했다. 현재 120개의 점포에서 농·축·수산물과 식료품류, 생활용품, 잡화류 등을 판매한다.

상상시장은 젊은 시장이다. 고객들도 젊고 상인들도 젊다. 서울과 인접한 경인국도변에 위치해 인근 아파트 대단지에는 서울로 출퇴근하는 젊은 층이 많이 산다. 반경 500m 내에 카톨릭대학교와 유한대학교도 있다. 120개 점포 중 부모의 대를 이은 가업승계 점포가 25개로, 20~40대 상인이 60%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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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곡상상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상상시장이 저절로 젊은 시장이 된 것은 아니다. 그 뒤에는 시장의 부단한 노력이 있었다. 

2010년 시설현대화사업으로 아케이드를 설치한 뒤 2012년 고객지원센터를 건립했다. 2014년에는 중소기업청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추진하는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에 선정돼 시장 활성화를 도모했다. 이듬해에는 시장의 이름을 기존 역곡북부시장에서 역곡상상시장으로 바꿨다. 

그러면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있고 만화 관련 콘텐츠가 풍부한 부천지역의 특징을 살려 ‘만화특화시장’이라는 콘셉트를 잡았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및 부천시와 협업해 국산 애니메이션 ‘빼꼼’ 캐릭터를 적극 활용, 시장 간판에 조형물을 달고 곳곳에 그림을 설치했다. 젊은 고객층을 겨냥해 장난감도서관과 홀씨도서관도 만들어 문화시장으로서의 입지를 굳혀갔다.

2016년에는 부천국제영화제 개막식에 맞춰 중국관광객을 대상으로 시장에서 개발한 ‘상상도시락’ 맛보기, 치맥먹기행사, 떡메치기 체험, 다트게임 등 다양한 참여행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역곡상상시장은 2016년 중소기업청으로부터 대한민국 우수전통시장으로 인증받고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하는 한국유통대상에서 산자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시장에서 치맥파티를 즐기고 있다.
▲ 중국인 관광객들이 시장에서 치맥파티를 즐기고 있다.
지난해에는 지역주민과 상인이 함께 하는 화합대축제를 개최한 데 이어 최근에도 ‘2018 우리동네 예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 6~7월 시장 통로에서 주민참여 퍼레이드를 진행하고 어린이 뮤지컬공연을 펼쳤다.

여기에 인근 대형마트가 쉬는 날 다트게임 등 이벤트를 벌이고 고객문화센터에서 노래교실, 요가교실 등을 열어 주민들을 시장으로 들어오게 했다. 주말과 야간에는 세미나실을 오픈해 향우회나 각종 동호회 모임장소로 제공했다. 그러자 신규 고객이 꾸준히 유입됐고 충성고객도 늘어났다. 대형마트에 가던 사람들이 발길을 돌린 것이다. 

역곡상상시장은 오는 2020년까지 문화관광형시장의 또다른 이름인 희망사업프로젝트에 선정돼 또 한번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남일우 역곡상상시장 상인회장은 “우리 시장의 강점인 편의성을 기본 바탕으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강화할 계획”이라며 “포토존을 설치하고 캐릭터 디자인을 늘리는 등 만화특화시장이라는 정체성을 더욱 확립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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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릭터가 곳곳에 장식된 시장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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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 내 고객지원센터에서 상인과 고객들이 문화교실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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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곡상상시장이 문화축제의 일환으로 공연을 펼치고 있다.

글_구예리기자  사진_역곡시장 상인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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