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날 다른병원서 환자가 여의사 폭행
의료계, 엄중한 처벌 등 대책마련 촉구
익산 응급실 의사 폭행 사건이 국민 공분을 일으킨 가운데 인천에서도 응급실 의료진을 폭행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다.
3일 인천 미추홀경찰서에 따르면 2일 오전 11시 20분께 병원 응급실을 찾아온 A씨(48)가 간호사 B씨(27·여)를 협박하며 난동을 부린 혐의(응급의료법 위반)로 입건됐다. A씨는 이날 응급실에 들어온 뒤 근육주사를 놔달라며 행패를 부리다가 주사를 놔주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날 오후 12시 30분께는 부평의 한 병원 응급실을 찾은 C씨(53·여)가 자신을 빨리 치료해 주지 않는다며 의사(36·여)를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지역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의료진에게 폭언을 퍼붓고 폭행한 사건은 모두 60건에 달했다.
이 중 82%에 달하는 49건이 의료진에게 직접적인 폭행을 행사한 경우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의료계에서는 의료진의 안전을 위협하는 응급실 내 폭행 사건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여야를 막론하고 의료진을 폭행하면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돼 있는 상태다.
인천의 한 종합병원 관계자는 “술 취한 사람이 의료진을 폭행하는 것을 비롯해 바쁜 응급실의 특성상 빠른 치료를 요구하는 항의가 폭행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환자에게 욕을 먹는 정도는 매일 있는 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진료실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응급실은 의료진의 손에 환자 생명이 달린 공간이기도 하다”며 “의료진의 권리와 더불어 다른 환자에게 피해가 갈 수 있는 만큼 엄중한 처벌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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