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국이 다 나쁜데 경기도는 더 나쁘다’ / 수주액 급감, 道 건설경기 침체 계속

경기도내 7월 건설 수주액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 7월보다 20.7% 감소한 2조2천583억 원이다. 여기엔 공공부문 수주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공공부문이라면 신규주택, 관공서 신축, 조경공사 등을 말한다. 이 부문에서만 전년동월대비 41.0% 감소한 것이다. 그렇다고 민간부문이 좋아진 것도 아니다. 역시 16.1% 감소했다. 광공업 생산지수가 대부분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경인지방통계청의 7월 통계가 이렇다.

건설경기 침체가 유독 경기도만의 얘기는 아니다. 건설 현장 시공 실적을 금액으로 집계한 건설기성이 최악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7월 전국 건설기성은 전년 동월에 비해 7.0% 줄었다. 7.0% 하락은 9.3% 감소를 기록했던 2014년 11월 이후 44개월만에 감소폭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축 공사 실적이 6.1% 줄어든데다 정부의 SOC 예산 축소 여파로 토목실적마저 9.9% 감소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야말로 악화일로의 건설경기 실상이다.

경기도 건설 경기는 그보다도 더 나쁘다. 전국 건설수주는 7월에 19.6% 늘었다. 건설 경기 지표가 다 나빠졌는데 왜 건설 수주만 좋아졌을까. 전문가들은 이를 전년 대비 비교에서 오는 기저효과라고 설명한다. 지난해에는 전반적으로 건설경기가 호황을 보였다. 그 중 7월에만 수주액이 전년대비 29.4%나 급감했었다. 그 7월치를 비교하니 올 7월 수주액이 늘어난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그런데 경기도는 그 7월 수치보다도 7.0%나 준 것이다.

건설수주 감소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걱정이다. 경기도 공공부문 수주액은 지난해 5월부터 지난 4월까지 계속해서 하락했다. 5월(22.1%), 6월(75.8%)에 반짝 증가했으나 7월에 다시 -41.0%로 추락했다. 민간 부문까지 포함한 경기도 전체 건설수주액 누계비는 지난해 대비 -13.7%다. 경기도 통계청 관계자도 이 점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전반적인 상황이 안 좋다. 이는 하강국면에 들어섰다고 말할 수 있는 근거다.”

반도체, 전자부품, 컴퓨터 등 광공업 분야는 수출 효자 종목이다. 무역 수지 개선에 중추적 역할을 한다. 반면, 건설 경기는 내수 시장에 주는 파급력이 직접적이다. 지역 단위 경제로 내려 갈수록 미치는 소비시장 비중은 더욱 커진다. 전국이 다 안 좋은데, 경기도가 특히 안 좋은 건설경기는 그래서 가벼이 볼 일이 아니다. 경제 회복을 위해 앞다퉈 조기집행에 나섰던 일이 불과 몇 년 전이다. 도와 시ㆍ군의 특별한 관심이 필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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