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고용센터, 8월까지 2만1천여명… 전년 동기比 17.3%나 늘어
건설경기 불황에 제조업 구조조정 여파… 역대 최대 전망
10일 오후 2시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에 위치한 수원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만난 A씨(34)는 실업급여 설명회장 앞을 기웃거리고 있었다. 그는 도내 한 중소가전 업체에서 7개월간 근무하다 회사 사정상 이달 초 권고사직을 당했다. 입사한 지 채 1년이 안 돼 하루아침에 퇴직금도 받지 못한 청년실업자 신세가 됐다.
A씨는 “멀쩡히 잘 다니던 회사에서 갑자기 일도 시키지 않고, 이직 활동을 하라며 시간을 주더니 해고했다”며 “퇴직금도 못 받았는데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는 동안에 실업급여라도 탈 수 있을까 해서 센터를 방문했다”고 말한 뒤 자리를 떠났다. 그의 어깨 처진 뒷모습에는 아련함과 쓸쓸함이 묻어났다.
건설회사에서 2년간 근무하다 계약만료로 일자리를 잃은 B씨(35ㆍ여)의 얼굴에도 실업급여를 받아야 한다는 간절함이 묻어났다. 그는 “한해 한해 나이는 들어가는데 기업들은 젊은 사람들만 찾아 우리 같은 사람들은 갈 곳이 마땅치 않다”며 “당장 공무원 시험을 준비할 동안 여유가 없어 지푸라기라고 잡는 심정으로 실업급여를 신청하러 왔다”고 토로했다.
건설업 경기 불황과 제조업 구조조정으로 직장을 잃고 실업급여를 신청하려는 실업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날 고용노동부 수원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수원지역에서의 실업급여 수급자는 2만 1천 7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만 8천 500여 명보다 3천200명(17.3%) 증가한 수치다.
전국적으로 올해 2분기(4~6월) 실업급여를 받은 사람은 총 63만 5천4명으로, 2010년 분기별 통계를 집계한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마찬가지로 이들이 받은 실업급여 액수도 1조 7천821억 원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를 반영하듯 이날 수원고용복지플러스센터 3층 회의장에 마련된 ‘실업급여 설명회’ 장에는 실업급여를 신청한 뒤 설명을 들으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설명회 시작 전부터 70여 명의 실업급여 신청자들로 회의장은 빈 좌석을 찾아보기 어려웠고, 늦게 온 신청자들은 뒤쪽에 마련된 예비의자에 낮아 실업급여 신청 서류를 작성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수원고용센터 관계자는 “보통 월 말에 실업급여 신청자가 많은 편인데 최근에는 이를 가리지 않고 신청자들이 몰려들고 있다”며 “사회 안전망 강화추세로 피보험자 수가 증가한데다 경기 불황으로 실직자가 늘어나 신규 신청자가 증가한 것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김해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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