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 정기검사 미이행 차량 30만 대 달린다…'도로 위 안전 불감증' 해결 대책 시급

최근 BMW 차량 화재 등으로 도로 위 안전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경기지역에서 자동차 정기검사를 받지 않은 채 운행 중인 차량이 30만 대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추석 연휴를 앞두고 대규모 귀성 행렬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도로 위 안전 불감증’ 해결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6일 경기도와 한국교통안전공단 등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자동차 정기검사를 받지 않은 도내 누적 차량 대수는 총 29만2천594대로 집계됐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은 사업용 차량의 경우 매년, 비사업용 차량은 출고 4년 후부터 2년마다 자동차 정기검사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단속과 처벌 권한은 도내 시ㆍ군이 갖고 있으며, 정기검사 미이행 시 과태료(2만~30만 원)가 부과된다.

 

그러나 단속인력이 부족하고 과태료가 낮다는 점을 악용해 자동차 정기검사를 받지 않는 운전자들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2015년 정기검사를 받지 않은 도내 차량의 증가 수는 14만7천417대였지만, 이듬해에는 17만5천636대로 19.1% 늘었다. 지난해는 집계가 완료된 상반기에만 9만5천955대가 정기검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기관인 도는 지난해 하반기 집계까지 완료되면, 지난해 전체 정기검사 미이행 차량 증가 수는 전년(2016년) 수치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이처럼 자동차 정기검사를 받지 않는 운전자들이 늘어나면서 도로 위에 안전이 검증되지 않는 차량이 증가, 관련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본적인 점검만 하는 정기검사가 반드시 대형사고를 예방한다고 볼 순 없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정기검사조차 받지 않은 차들이 도로 위를 활보한다면 다른 운전자들은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오산에 거주하는 A씨(57ㆍ여)는 “최근 연이어 발생한 BMW 차량 화재 등을 보고, 불안한 마음이 들어 정비소를 찾아 차량 검사를 받았다”면서 “내가 조심해도 다른 사람이 검사를 받지 않아 사고에 노출돼 있다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수원의 B씨(28)는 “이제 곧 추석이 다가와 귀성길 전쟁이 펼쳐질 텐데, 점검을 받지 않은 차량과 같이 정체된 고속도로에서 대기한다고 생각하면 불안감이 드는 건 사실”이라며 “도민들이 도로 위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도내 시ㆍ군 관계자들은 “자동차 정기검사를 이행하지 않는 차들이 늘고 있지만, 검사를 독려하는 안내 우편 발송 외 별다른 방법이 없다”며 “앞으로 과태료 미납 차량에 대해 번호판 영치 등 강력한 제재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채태병ㆍ이상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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