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유치원ㆍ어린이집 아동학대 5년새 4배 증가…지난해만 195건 전국 ‘최다’

#1. 지난 8월, 오산의 한 어린이집에서 울거나 떼를 쓴다는 이유로 5~6살 아동 15명을 학대한 혐의로 원감과 원장이 입건됐다. 아동을 의자에 강제로 앉히고, 손으로 이마를 때리는 등의 아동학대는 해당 어린이집에서 근무하던 한 보육교사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아동학대 및 부실급식 제공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청원글을 올리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2. 지난 4일, 첫 돌이 겨우 지난 아이에게 억지로 음식을 밀어 넣은 뒤 뱉지 못하도록 입을 막거나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양의 한 어린이집 교사에게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했다. 또 헛구역질까지 하며 밥을 그만 먹으려 하는데도 움직이지 못하게 붙잡고 억지로 숟가락을 입에 넣은 교사들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유치원·어린이집 등 교육 및 보육시설에서 아동을 학대하는 사례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국회 교육위원회 박찬대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유치원·어린이집 교직원 아동학대 및 폭행현황’ 자료에 따르면 유치원은 2014년~2017년 기간 동안 총 818건의 아동학대 사고가 발생했고, 어린이집은 2013년~2017년 기간 동안 총 2천356건의 아동학대 사고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도별로는 유치원은 2014년 99건, 2015년 203건, 2016년 240건, 2017년(잠정치) 276건으로 증가세를 보였고 어린이집도 2013년 232건, 2014년 295건, 2015년 427건, 2016년 587건, 2017년(잠정치) 815건으로 해마다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역별로 어린이집의 경우 경기도에서 사고발생 사례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도 어린이집 교직원 아동학대 현황에 따르면 ▲2013년 48건 ▲2014년 124건 ▲2015년 126건 ▲2016년 133건 ▲2017년 195건으로 5년 사이 4배가 증가했다. 전체 2천356건 중에서도 626건(15%)을 차지해 16개 시ㆍ도에서 가장 많았다.

 

아이들을 보호하고 관리해야 할 교사가 아이들을 학대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청와대는 지난 12일, 41만 명의 국민이 동의한 ‘아동학대 가해자 처벌강화 국민청원’에 대한 공식답변을 통해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직접 아동학대를 한 것이 아니더라도 주의감독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경우 원장자격 정지 기간을 2년에서 5년으로 늘리도록 영유아보육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현재 교육부 차원에서도 CCTV 설치 의무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아동 폭행사고 방지를 위해 수년째 노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동학대 추이가 줄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처벌을 강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보다 근원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찬대 의원은 “유치원 및 어린이집 아동들의 안전을 강화하는 것은 저출산 시대에 부모들이 안심하고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조성하는 과업과도 직결된다”며 “‘모든 아이는 우리 모두의 아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교육혁명 정책에 맞게 교원 양성과정 지원과 처우개선에도 근원적 고민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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