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여파…추석 차례상 물가 '급등'

사과 지난해보다 30% 가까이 가격올라

“추석 제사상에 올릴 과일 값이 너무 올라 낱개로 줄여서 사야 할 것 같습니다”

 

올여름 기승을 부린 폭염과 가뭄으로 과일과 채솟값이 크게 오르면서 주부들의 추석 근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 14일 오전 인천 구월농산물도매시장에서는 사과 한 상자(5kg)가 2만8천원으로, 지난해 보다 30% 가까이 오른 가격에 거래됐다.

 

배도 한 상자(7.5kg)의 평균 가격이 3만5천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만8천원) 대비 25% 뛰었다.

 

추석 차례상에 빠지지 않는 시금치와 고사리 등 나물류의 가격도 급등했다.

 

시금치는 1관(4kg)에 1만8천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원)보다 두 배가 가량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산 고사리(1kg)는 6천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천원)보다 20% 올랐다.

 

이날 구월농산물도매시장에서 만난 주부들은 추석 차례상 물가가 대체로 ‘비싸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과일가게를 찾은 주부 A씨는 “추석 차례상에 올릴 과일을 찾고 있는데 가격이 만만치 않다”며 “알맹이가 크고 좋은 사과와 배는 일반 상품보다 1만원 이상 비싸 제수용 과일을 낱개로 사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채소를 둘러보던 주부 B씨도 “노지 시금치 1근에 4천원을 달라 해 왜 이리 비싸냐 상인에게 물었더니 몇 주 전보다 가격이 내려간 것이라고 했다”며 “농산물 가격이 안정세로 돌아섰다는 뉴스가 전혀 실감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나마 수산물과 건어물의 물가는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연부두 어시장에서 문어를 판매하는 C씨는 “명절 차례상에 올려놓는 제수용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크기도 크고, 보기에도 좋고, 신선한 제품을 구매하려고 시장을 찾는다.”며 “국산 생물 돌문어는 1㎏에 4만원~4만5천원으로 전년도와 비슷한 가격대에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동태포를 판매하는 D씨는 “소비자가 고른 동태를 그 자리에서 바로 포를 떠주고, 덤으로 조금 더 담아주는 인심 때문에 명절기간 소비자들의 재래시장 방문이 증가하는게 아닌가 싶다”며 “동태 포 가격은 400g에 5~6천원으로 전년도와 비슷하고, 시중 마트에서 판매되는 포장된 동태포 가격과도 큰 차이가 없지만 소비자들이 부침을 했을 때 시장에서 산 동태포가 더 탱탱하고 부서짐이 덜하다고 얘기한다”고 말했다.

 

황태 1마리 가격은 시장에서 5~6천원으로 전년도와 비슷했고, 시중 마트 판매가와도 큰 차이가 없었다.

 

김권형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수급관리처장은 “9월 들어 폭염이 누그러지고 기상여건이 호전되어 배추·무, 사과·배 등 주요 품목의 공급이 점차 원활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가 추석 성수품 가격 안정을 위해 주요 성수품의 공급량을 평시대비 1.4배 확대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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