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인천본부는 17일 해외 전문가를 초청해 전자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간담회를 가졌다. 그러나 간담회가 사실상 올해 초부터 문제가 불거진 부평 삼산동 일대 고압 전선 매설사업이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진행된데다 대부분 주민들이 강연회에 참석하지 않는 등 주민들의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날 간담회 강사로 나선 오쿠보 일본 전자파 정보센터 소장은 “WHO가 최근 실시한 조사결과 낮은 레벨의 전자파 노출은 인체에 피해를 미치지 않는다”고 단언하며 “WHO는 소아 백혈병, 성인 암, 자살, 생식기능 장애, 면역 및 신경관련 질환과 전자파와 관계가 매우 불분명하다고 결론내렸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전자파가 안전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일반적인 환경에서는 전자파가 인체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주민들은 그동안 한전 측이 제시한 입장을 거의 되풀이 하다시피한 전문가 강연을 예상한 듯 대부분 참석하지 않아 사실상 반쪽짜리 강연회에 그쳤다. 실제로 강연회에는 일부 취재진을 제외하고는 한전 측 직원들이 대부분 자리를 차지했다.
삼산동 주민 10여명은 강연회 참가하는 대신 본부 건물 앞에서 집회를 열고 초고압선 송전선로 공사에 따른 한전의 대책을 요구했다.
대책위의 한 관계자는 “한전은 예산을 들여 해외 전문가를 초청해 자신들의 논리를 강요할 것이 아니라 송전선로 증설이 정말로 안전한지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한전 인천본부의 한 관계자는 “지난주에 삼산동 주변 주민들은 물론 경기도 부천지역 주민들에게 강연회 진행 사실을 홍보했다”며 “부천 등 일부 주민대책위에서 불참을 통보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양광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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