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모기를 매개로 한 일본뇌염 환자가 발생한 가운데, 지난 여름 동안 기록적인 폭염ㆍ폭우에 활동이 잠잠하던 모기가 본격적으로 날갯짓을 하면서 시민들의 ‘모기 감염병’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달(9월1~26일) 전국 기준 모기 매개 감염병 발생은 총 67건(일본뇌염 1ㆍ말라리아 43ㆍ뎅기열 23)으로, 이 가운데 3분의 1 수준인 24건(말라리아 19ㆍ뎅기열 5)이 경기지역에서 발생했다. 서울은 총 17건(말라리아 9ㆍ뎅기열 8), 인천은 총 7건(말라리아 6ㆍ뎅기열 1)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여름이 지나 가을이 왔어도 인구가 집중된 수도권을 중심으로 모기 매개 감염병 발생이 이어지면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일본뇌염은 아직 수도권에서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이 지난 7월부터 수원 광교산에서 시행 중인 모기 채집에서 작은빨간집모기(일본뇌염 매개 모기)가 매주 10여 마리 정도 채집되고 있어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수원에 거주 중인 A씨(33ㆍ여)는 “4살 아이가 혹시나 모기에 물릴까 해가 진 이후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있다”며 “여름 동안 모기의 활동이 뜸해 사용하지 않았던 모기장까지 최근 다시 꺼내 설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용인의 대학생 B씨(28)는 “늦은 밤 친구와 함께 잠깐 편의점에서 맥주 한 캔 마시는 동안에도 모기에게 수십 번 물렸다”며 “최근 경북지역에서 모기 때문에 일본뇌염에 걸렸다는 소식을 접했는데, 모기에 물려 빨갛게 부어오른 자국을 보면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아야 하나 걱정이 된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보건당국 관계자는 “올해 여름 폭염과 폭우 탓에 모기들이 활동하지 않았던 것뿐이지 개체 수가 감소했던 것은 아니어서, 초가을 동안 모기 활동에 적합한 18~26도 기온이 유지되며 모기가 자주 보이는 것”이라며 “방역을 강화하는 등 모기 감염병 예방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태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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