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자살 하실 분”… SNS ‘죽음의 유혹’ 속수무책

최근들어 인천지역 꼬리무는 ‘동반자살’ 부평구 모텔서 남성 3명 극단적인 선택
SNS 통해 ‘자살 모의’ 서로 죽음 독려 전문가들 “생명보호 대책 마련 급선무”

최근 인천지역에서 일면식이 없는 사람들이 만나 동반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27일 인천 삼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3시 55분께 인천시 부평구의 한 모텔에서 A씨(20) 등 남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 3명은 평소 알고 지낸 사이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고, 경찰은 이들이 온라인을 통해 만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보다 앞선 지난 11일에는 인천시 부평구 부평동 한 오피스텔에서 B씨(39·여)와 C씨(34·여), D씨(28) 등 남녀 3명이 함께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현장에서는 ‘마음이 맞는 사람이 있어서 모였다. 죄송하다’라는 D씨 메모가 함께 발견됐다.

 

경찰은 이들 역시 이날 처음 만난 사이로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극단적 선택을 모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온라인 사이트에서 몇 차례 검색만 하면 관련 사이트에 쉽게 접속할 수 있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이보다 더 쉽게 관련 정보들에 접촉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온라인을 통한 극단적 선택의 모의를 막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장치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인천시 자살예방센터장을 맡은 강승걸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여러명이 SNS 등을 통해 극단적인 선택을 모의하게 되면 서로 상대방의 선택을 독려해 최악의 결과로 나타나게 된다”며 “이런 식으로 사람을 모으는 글을 올릴 경우 실질적인 제재를 통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아직은 제재할 방법이 없다”고 했다.

 

강 교수는 “최근 이런 경우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 안타까운 것은 사후관리가 어렵다는 것”이라며 “극단적 상황에서 경찰이나 119구조대의 도움을 받은 경우 상담이나 치료 등을 통해 재발을 막아야 하는데, 지금은 개인의 프라이버시 때문에 당사자가 원치 않으면 아무런 조치를 취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인의 프라이버시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생명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충분한 사후관리를 할 수 있는 법적인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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