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시대 중심 경기도 하나된 남북의 창을 열다”
“동북아 평화시대에 ‘북한 특수’, 그 중심에는 경기도가 있습니다” 50여 년의 인생을 ‘한반도 평화’만 바라보며 뚝심 있게 살아온 남자가 있다. 17대 국회 한민족평화네트워크 대표의원 및 통일외교통상위원회 간사, 더불어민주당 남북화해협력특위위원장, ㈔동북아평화경제협회 이사장, 동북아평화연대 기획위원. 이력만 봐도 의심할 여지 없는 한반도 평화 전문가다. 경기도가 평화시대를 선도하고자 전격 발탁한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55)의 이야기다.
그가 쌓은 전문성과 경험은 ‘한반도 평화의 중심, 경기도’에서 본격 발휘돼 눈길을 끌고 있다. 경기도가 통일경제특구 유치, 남북 농림업 교류, DMZ 생태ㆍ평화 공원 조성 등을 위해 어느 지자체보다 바쁘게 움직이며 ‘과실’의 수확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조만간 예정된 북한과의 본격 교류 논의를 앞둔 이 부지사를 만나 현재까지의 상황 및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Q 전국 최초로 ‘평화부지사’라는 타이틀을 달게 됐다. 평화시대 중심으로 거듭나기 위한 경기도의 진행사항들을 짚어본다면.
A 남북평화시대를 맞아 경기도가 선도적ㆍ적극적으로 남북교류사업을 진행하자는 취지에서 평화부지사라는 직함을 달게 됐다. 맡은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고자 취임 후 남북교류사업을 착실히 준비했다. 이재명 도지사의 취임 100일(10월 8일), 관련 사항들을 도민에게 공개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 또 이전에 북한과 세부 사항을 논의하기 위해 방북 계획을 조율 중이다.
취임 100일 때 공개할 내용을 간단히 풀어보자면 도는 변화된 남북교류사업의 방향을 제시하겠다. 과거의 방식을 탈피하겠다는 이야기다. 개성공단처럼 북측의 노동력을 단순 이용하거나 말라리아 방역사업처럼 수혜방식은 이제 교류사업의 중심이 아니다. 잇따른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측이 교류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지원하고 퍼주고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ㆍ상호적인 교류를 이끌겠다.
Q 변화된 교류사업의 대표적인 것이 통일경제특구 같다. 통일경제특구법안 통과 가능성을 전망하고 향후 특구의 모습을 그려본다면.
A 99%, 올해 안에 법안 통과를 자신한다. 1%의 여지는 자유한국당이 남북협력의 큰 근간을 반대하고 나설 경우다. 그러나 엄청난 역풍이 올 텐데 무모한 배수진을 치지는 않을 것 같다.
통일경제특구는 12년을 거친 경기도의 숙원이다. 드디어 올해 여러 의원의 개별 입법안이 모여 정부(통일부)안으로 구성됐다. 의원들의 이상성과 정부의 현실성 가운데 조정 작업만 남은 상태다. 국회 외교통상위원회에서 협의가 이뤄져 본회의만 통과하면 되기 때문에 사실상 장애물은 없다. 이와 함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통일경제특구법안의 통과를 당론으로 정했다. 민주당이 중점적으로 통과시켜야 하는 사안이 된 것이다.
이제 남은 문제는 유치 장소다. 개인적으로 접경지역으로서 상대적 불이익을 받은 곳에 배치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향후 시ㆍ군간 논의를 통해 도의 발전과 도민의 만족을 모두 거둘 곳으로 유치하겠다. 특구의 형태는 ‘통일밸리’, 판교테크노밸리처럼 국제적 공단을 원하고 있다. 과거 개성공단처럼 단순 노동만 공유하지 않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기술을 접목하겠다. 러시아ㆍ미국ㆍ일본ㆍ중국 등이 참여해 북부권의 새로운 활력소로 작용하기를 바란다.
Q 또 다른 남북교류사업의 핵심이 북한과의 농림업 교류다. 현재 진행상황은 어떻게 되는지.
A 북한이 가장 관심을 두는 문제가 농림업이다. 먹고사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도 역시 남쪽 농가들과의 협업 체계를 고려하며, 해당 사업을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 농림업 교류는 단계적 작업뿐만 아니라 비약적 도약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예를 들면 스마트팜이다. 스마트팜은 농사에 사물인터넷ㆍ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접목해 농작물 등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농장이다.
국내에서는 관련 기술력을 확보했지만 사업을 벌이기 쉽지 않다. 기업형 농장으로 운영돼 일반 농민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모양새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의 독자적인 스마트팜 기술력과 북한의 노동력을 합쳐 과실을 양측이 공유하는 체계로 되면 남과 북의 이해관계가 충족된다. 도는 황해도에 시범 운영 후 성공적으로 정착시 사업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이로써 남북이 상호 간 이익을 얻는 남북협력사업 롤모델 구축을 기대하고 있다.
Q 부지사의 발언과 행적을 보면서 DMZ에 대한 애정을 확인했다. 남북평화의 미래 관련, DMZ는 어떤 곳인가.
A 현 상황에서 가장 많은 실익을 얻을 수 있는 곳이다. 남북 정상회담이 수차례 이어지고 종전선언까지 논의됐지만, 아직은 북한에 대한 제재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실질적인 물자 교류 등은 장애물이 많다는 이야기다. DMZ는 제재 상황에 비교적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에 도는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고 관광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다. 생태 보전에도 힘쓰며 세계적 관광지로 구축할 계획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관광객을 유치, 이들이 경기지역에서 머물며 돈을 쓸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 이는 경기도 일자리 및 소득 증대로 이어질 것이다. 이와 관련, 문화체육관광부ㆍ한국관광공사ㆍ교육부에서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도가 직접 손을 안 쓰고도 중앙 예산을 통해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를 뒷받침하고자 도는 강원도, 한국관광공사, 국방부, 문화체육관광부 등과 협의기구를 만들려고 한다. 최근 조직된 협의회를 뛰어넘어 실질적으로 예산을 공동 투여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든다는 복안이다.
Q 결국 남북교류사업의 지향점은 환황해권 경제의 중심이다. 이에 맞춰 교류사업의 수익성도 강조하는 모양새인데, 이에 대한 본인의 의견을 제시해달라.
A 북한은 변화하고 있다. 단순히 문을 걸어 잠그려는 생각은 없다. 베트남 모델을 거쳐 싱가포르 모델로의 완성을 꿈꾸고 있다. 베트남 모델이란 도이모이(Doi Moiㆍ쇄신) 정책을 말한다. 사회주의체제를 유지한 가운데 시장경제 시스템을 받아들여 경제적 성과를 거두는 것이다. 싱가포르 모델이란 리콴유 총리라는 구심점을 중심으로 일당우위제도 속에서 시장경제와 대외개방을 이룬 형태다. 경제개방에 나설 경우 불러올 사회적 이완을 강력한 법ㆍ제도로 다잡겠다는 전략이다.
우선 북한이 밟으려는 베트남 모델 단계에서 도는 투자에 대한 충분한 대가를 받는데 방점을 찍을 것이다. 축산업과 양묘장 사업을 북한과 공동으로 벌이지만 물자를 단순히 주는데 그치지 않겠다. 축산업 교류로 양주ㆍ포천의 악취 문제를 잡고, 개풍군 일원의 양묘장으로 도 환경에 긍정적 영향을 불러오겠다. 아울러 캠프그리브스 및 체인지업 캠퍼스를 개성 수학여행의 숙박지로 활용, 1천여 명의 고정 관광객을 확보해 북부 경제 활력을 불어넣겠다. 남북협력시대가 되면 베트남 특수, 중국 특수처럼 북한 특수가 온다. 이를 교두보 삼아 러시아, 중국, 유럽까지 이어지는 환황해권 경제권을 확보하겠다.
Q 끝으로 도민들에게 한 말씀 해 주신다면.
A 10월 8일, 이재명 도지사의 취임 100일이다. 새로운 경기를 위한 힘찬 날갯짓이 조만간 열매를 보게 된다. 역동적으로 팽창하는 도의 상황과 사실상 여당 일당 체제에서 성과에 대한 도민의 기대감이 크다. 본래 정무부지사로서 국회, 도의회, 중앙정부, 기타 외부 조직과의 소통에 힘쓰겠다. 오는 19일 행정안전위원회 국감에서 도정에 대한 충실한 질의가 오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최근 들은 인상 깊은 말이 있다. “공직자가 역할을 맡았으면 족적을 남겨라”였다. “평화부지사 이화영이 도민을 위해 이런 활동을 열심히 했습니다”고 당당히 얘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재명 도지사의 도정 철학이 구현될 수 있도록 충실히 보필해 새로운 경기 발전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대담=이용성 정치부장
정리=김규태ㆍ여승구기자
사진=김시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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