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기혼여성 절반 이상이 ‘경력단절’… 54.7% ‘임신·출산 이유’ 꼽아

일·가정 양립문화 정착 시급

경기도에 사는 여성 기혼자 절반 이상이 ‘경단녀’(경력단절여성)인 것으로 확인됐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경기도 전체 기혼 여성 242만 명 중 경력 단절을 경험한 기혼여성이 124만 명으로, 두 명 중 한 명꼴로 나타났다.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이 이를 토대로 도내 경력단절 여성 1천 명을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54.7%)이 ‘임신ㆍ출산’을 이유로 꼽았으며 ‘결혼’(21.4%)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미취학 자녀 육아 혹은 취학 자녀 교육 때문에 일을 그만둔 여성(166명)의 경우, ‘자녀 육아ㆍ교육 문제가 해결되면 일을 그만두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한 비율이 98.2%에 달한다. 이는 자녀 양육 및 교육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여성 경력단절 예방도 할 수 없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더욱이 경력단절을 경험했음에도 과반수 이상(68.2%) 여성들이 취업 시 희망하는 근로 형태를 ‘시간제’로 꼽았다. 시간제를 희망하는 이유도 ‘육아’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이는 여성들이 경력단절의 이유였던 양육, 가족 돌봄 등으로부터 여전히 자유롭지 못한 현실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정형옥 경가연 여성동행정책부 선임연구위원은 “경력단절여성이 여전히 많은 이유는 남성은 바깥에서 일하고 여성은 집안에서 일한다는 오래된 이데올로기 때문”이라며 “남녀를 떠나 일ㆍ가정 양립이 가능한 노동시장 환경 구축은 물론이고, 성별분업에 대한 인식 개선 문화가 정착돼야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제시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허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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