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에서 먹힐까?'는 특정 국가 음식 전문가로 알려진 셰프가 해당 나라를 직접 찾아 푸드트럭을 운영하는 이야기를 담은 예능 프로그램으로 이번 중국편에서는 이연복 셰프가 한국식 중화요리로 중국 본토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달 8일 첫 방송에서 시작한 짜장면을 비롯해 짬뽕과 탕수육, 짜장밥에 오는 6일 방송분에서는 이연복 셰프의 필살기라 불리는 멘보샤가 출동한다. 그 가운데 한국식 중화요리 중 가장 대표적인 음식인 짜장면과 짬뽕을 전지적 비교 시점으로 살펴본다.
# 작장면에서 짜장면까지
▲ 짜장면의 원조 작장면. '현지에서 먹힐까' 방송 캡처
1882년 '임오군란' 조선으로 청나라 병사들이 파견되면서 가까운 산둥반도에서 상인들이 건너왔다. 그리고 이 상인들이 산둥성의 가정식이 팔기 시작했으니, 그중 하나가 작장면이다.
작장면은 불에 볶은 장을 얹은 밀가루면이라는 뜻으로 춘장이 아닌 중국 된장이 들어가, 단맛이 강한 한국 짜장면과 달리 짠맛이 강하다. 작장면이 한국에 정착하여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바뀌었고, 그것이 중국 된장에 캐러멜을 섞은 한국 춘장이다. 그렇게 탄생한 춘장을 넣어 까만 짜장면이 탄생했다.
# 탕육사면에서 짬뽕까지
▲ 나가사키 짬뽕. 장건 기자
'탕육사면'의 중국의 면요리에서 출발했다. 20세기 초, 일본의 나가사키. 중국 화교들의 거주지 차이나나운에서 한 중국인 요리사가 고향에서 즐겨먹던 '탕육사면'에 각종 해산물을 넣어 팔기 시작했고, 이 요리는 '다양한 물건을 섞는 것' 또는 '섞은 것'을 뜻하는 일본어 '잔폰(ちゃんぽん)'으로 불리게된다.
세월이 흘러 조선의 화교들은 잔폰을 들여와 팔매했고, 이 하얀 국물의 잔폰은 1960~70년대를 거쳐 점차 빨간 국물로 바뀌며 지금의 '짬뽕'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 대가의 짜장면
▲ 이연복 셰프의 짜장면. '현지에서 먹힐까' 방송 캡처
방송 사전 인터뷰에서부터 이연복 셰프는 짜장면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중국에서 짜장면을 판다면?"이라는 제작진의 질문에 이연복 셰프는 "저도 그 생각을 해봤다. 짜장면을 한 번 중국 사람들에게 테스트 해보고 싶었다"라며 "제 생각에 결과는 8 대 2 정도로 본다. 맛있다는 사람이 (10명 중) 8명 정도 나올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방송에서 이연복 셰프는 짜장면 주문을 받고 직접 짜장면 소스를 만드는 모습을 선보였다. 이연복 셰프는 웍에 기름을 두르고 양파를 한 그릇 달궈진 웍에 투하, 채썬 생강 한 줌과 돼지고기를 넣고 익혔다. 이후 기름을 한 번 더 두르고 채썬 대파를 넣었다. 다시 웍에 간장을 넣고, 기본 재료들을 익혀준 뒤 양파를 듬뿍 넣고 웍을 흔들어 재료를 골고루 익혔다.
다시 기름을 두르고 굴소스에 치킨 스톡까지 넣어 감칠맛을 살리고, 새우와 오지어를 넣어 씹는 맛과 풍미를 살렸다. 중국식 된장인 황두장 두 스푼에 설탕 두 스푼, 한국 춘장을 넣어 볶아 짜장의 맛을 살린 뒤 마지막으로 전분물을 넣어 걸쭉하게 농도를 맞췄다.
앞서 이연복 셰프가 보인 자신감처럼 짜장면은 개업한지 1시간 45분 만에 80인분이 모두 매진됐다. 중국 현지 손님들은 이연복 셰프의 짜장면의 맛에 감탄했으며, 동시에 15위안(약 2,300원)이라는 가격에 비해 많은 양으로 다시 한 번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한류 열풍에 힘입어 드라마 예능 등에서 짜장면의 이름이 알려져, 직접 짜장면을 먹어보고 싶어 한 현지들이 많았다.
# 대가의 짬뽕
▲ 이연복 셰프의 짬뽕. '현지에서 먹힐까' 방송 캡처
제작진과의 사전 인터뷰에서 제작진의 "중국에서 잘 먹힐 것 같은 메뉴는?"라는 질문에 이연복은 "짬뽕"이라고 답하며 "중국 사람들이 국물 있는 걸 좋아한다. 여기서 액기스만 딱딱 뽑아가지고 100% 만족하게 할 자신이 있다"고 짜장면 때와 같은 자신감을 보였다.
주문이 들어오자 이연복 셰프는 달궈진 웍에 기름을 두른 뒤 마늘, 대파로 파기름을 냈다. 이어 각종 채소를 넣고 타지 않게 볶았다. 그리고 간장 반 국자, 고춧가루, 육수를 가득 넣고, 굴소스와 소금으로 간을 해줬다. 마지막으로 새우 등의 해산물을 듬뿍 넣어 마무리했다.
그렇게 대가의 짬뽕이 완성돼, 중국 현지 손님의 식탁에 올라갔으나 짜장면과 다르게 "중국인은 이렇게 매운 거 안 먹는데…"며 "너무 맵다"는 평을 보였다. 또한 가격을 10위안(약 1,700원) 더 높게 올린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판매가 저조하자 이연복 셰프는 결국 하얀 짬뽕으로 메뉴를 변경했을 뿐 아니라 고육지책으로 짬뽕 재료를 이용해 해물 짜장면을 만들어 3시간 반 만에 장사를 마무리했다.
# '원조' 앞에 선 짜장면과 짬뽕
▲ '현지에서 먹힐까?' 중국 현지 사진. tvN 제공
짜장면과 짬뽕의 논란은 끊이지 않았고, 결국 짬짜면이라는 반반 메뉴의 탄생으로서 결전은 막을 내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집에 들어서면 달달한 짜장면을 먹을지, 아니면 칼칼한 짬뽕을 먹을 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만든다.
'현지에서 먹힐까?' 중국 편에서는 이러한 고민에 앞서 원조 앞에 선 한국식 짜장면과 짬뽕이다. 원조인 작장면과 탕육사면에서 비롯됐으나,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바뀐 '짜장면'과 '짬뽕', 나아가 '짜장밥'을 현지인들에게 선보였다.
중국 현지 손님들은 짜장면을 먹으며 한국 드라마와 연예인에 높은 관심을 보이기도 하고, 의외로 짬뽕의 매운 맛을 낯설어 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그런가 하면 탕수육을 두고는 현지인들 사이에서도 '부먹'과 '찍먹'에 대한 소스 논쟁이 벌어져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오는 7일 방송되는 '현지에서 먹힐까?'에서 이연복 셰프는 탕수육과 짜장밥에 이어 자신의 필살기인 멘보샤를 중국 현지인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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