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과 10여m 떨어진 곳에 이천~오산 제2외곽로 공사
각종 소음·분진 피해 불보듯… 국토부 “대책 마련 노력”
“시끄러운 도심이 싫어 조용한 전원마을로 이사왔더니 바로 옆에 고속도로가 생긴다는 게 말이나 됩니까”
3일 오후 1시께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영문리 영문전원마을에서 만난 A씨(45)는 황당해하며 말문을 뗐다. 한 달 전 영문전원마을로 이사 온 A씨는 전원마을 가장 큰 장점인 조용한 생활을 꿈꿨지만, 그 꿈이 산산이 부서져 버렸다.
A씨가 사는 마을 바로 옆에 고속도로가 생긴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이다. A씨는 “이사 오기 전까지만 해도 전원마을 바로 옆에 도로가 들어선다는 것을 꿈에도 몰랐다”며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막막할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용인 영문전원마을 주민들이 마을 옆을 지나도록 설계된 이천∼오산 간 제2외곽고속도로의 노선 변경과 도로로 인한 소음ㆍ분진문제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용인시와 영문전원마을에 따르면 금호건설 등이 참여한 민간사업자가 화성시와 광주시를 잇는 이천∼오산 구간(31.7㎞) 건설공사를 추진 중이다. 지난 2016년 12월 국토교통부가 실시계획을 승인했고, 지난해 3월 이 구간 공사가 시작돼 오는 2022년 3월 준공예정이다.
그러나 영문전원마을 주민들이 뒤늦게 도로건설의 문제점을 지적, 반발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영문전원마을이 이천∼오산 도로공사 구간에 인접한 마을 65개 가운데 도로와 가장 가깝고, 가장 많은 주택이 접해 있는 마을이어서 심각한 생활피해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고속도와 마을간 최단거리가 10여m에 불과하고, 도로 중 400m 이상 구간이 마을과 인접해 있어 각종 소음과 타이어 분진에 시달릴 것이라며 도로 노선을 마을과 100m 이상 떨어뜨려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실제 이날 영문전원마을 현장엔 40여 채의 전원주택이 있었고, 이곳과 불과 10여m 떨어진 곳에서는 도로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현재 영문전원마을 고속도로 건설 민원은 국민권익위에도 올라가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백군기 용인시장도 국토부 관계자에게 해결방안을 모색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노선변경이 어렵다”면서도 “권익위 조사가 이뤄진 뒤 그 결과에 따라 대책을 마련하고 최대한 주민들의 피해가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용인=강한수ㆍ김승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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