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2일 최씨의 주거지와 차량, 직장 등을 압수수색 했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최씨의 휴대전화, USB 등을 분석해 구하라가 주장한 성관계 동영상 존재 여부와 협박 사실이 있는지 등을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구하라가 찍혀 있다는 동영상은 앞서 온라인 연예매체 디스패치의 보도로 그 존재가 세상에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최씨는 사건 당일 구하라에게 "연예인 생활을 끝나게 해주겠다"고 협박하며 사생활 동영상이 담긴 메시지를 보냈고, 이를 확인한 구하라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무릎을 꿇고 애원하기도 했다.
당초 '구하라 사건'은 일반적인 연인 관계에서 발생한 단순 폭행 건으로 비춰졌다. 쌍방이냐 일방이냐를 놓고 구하라와 전 남친 사이 진실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구하라의 추가 고소 사실이 확인되면서 이번 사건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리벤지 포르노'라는 단어까지 등장시켰다.
이 때문에 여론은 순식간에 구하라를 옹호하는 쪽으로 무게가 실리기 시작했다. 여기에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까지 나서 구하라를 사이버성폭력 사건의 피해자로 규정하고 지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전 남친 최씨에 대한 불리한 여론이 조성된 가운데 나온 최씨 측 변호인의 해명은 네티즌들을 더욱 자극했다. 지난 4일 JTBC '사건반장'에서 최씨 측 변호인은 "협박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 동영상을 먼저 찍자고 한 것은 구하라 본인이고 그런 동영상이기 때문에 우리 측 의뢰인 입장에서는 그것을 전혀 공개할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것들은 전부 다 의뢰인이 구하라 씨가 여자분이고 연예인이라는 특성상 피해가 더 이상 확대되는 것을 바라지 않았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 전혀 이야기를 하지 않았던 것"이라며 "마치 동영상을 몰래 찍어서 이걸 가지고 무언가를 하려고 했다는 식으로 언론 플레이를 하는 것은 예전에도 한 번 이야기했지만 구하라 씨가 표면적으로 합의를 하겠다고 하면서 뒤로는 계속해서 우리 의뢰인에게 불리한 사실을 왜곡해서 발표하는 것으로 밖에 안 보인다"고 했다.
네티즌들은 그러나 최씨 측 변호인의 해명에 조목조목 반박하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미 동영상을 보낸 것 자체가 협박이며, 구하라가 느꼈을 중압감 역시 상당했을 것이라는 것. 해명이 되려 비난을 키운 모양새다.
구하라는 지난달 13일 새벽 서울 강남구 논현동 소재의 한 빌라에서 최씨를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신고가 접수돼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구하라는 쌍방폭행을 주장했고, 17일과 18일 최씨와 구하라가 각각 경찰조사에 나섰다. 그러던 지난달 27일 구하라는 돌연 최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협박 및 강요 혐의로 추가 고소해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다.
설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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