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맞은 ‘임산부의 날’…너만 애 낳냐 핀잔 아닌 ‘임산부 배려·보호 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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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에게 혼자만 애 낳는 것도 아닌데 극성부린다는 핀잔보다, 따뜻한 배려가 앞서는 시대가 찾아온 것 같아 행복합니다”

 

임산부를 배려ㆍ보호하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을 위해 제정된 ‘임산부의 날’이 10일 열세 번째 생일을 맞는다. 임산부의 날은 어머니가 배 속에서 아이를 10개월간 품는 것에서 착안, 모자보건법에 따라 매년 10월10일로 정해진 법정기념일이다. 이처럼 임산부 배려ㆍ보호 문화 확산을 위해 기념일이 만들어진 지 10여 년의 세월이 흐른 현재, 임산부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고양에 거주하는 임산부 A씨(35)는 지난달 21일 추석을 앞두고 시어머니로부터 받은 문자메시지를 보고 깜짝 놀랐다. 임신 7개월째인 A씨를 배려하고자 시어머니가 추석 연휴 동안 무리해서 시댁에 방문하지 말고, 몸 관리만 잘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A씨는 “감사하면서도 죄송한 마음에 결국 시댁에 방문했지만, 가족들이 손 하나 까딱하지 말라고 하도 성화를 부려서 앉아서 수다만 떨고 왔다”며 “주변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기름 냄새가 난다며 전 부치는 곳에 얼씬도 못 하게 하는 등 임산부 배려 문화가 가정에서도 자연스럽게 녹아든 것 같다”고 밝혔다.

 

철도 및 버스에서도 임산부 배려석 준수 문화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인천공항을 오가는 공항철도는 임산부 배려석에 작은 인형을 배치, 임산부가 아니면 이용할 수 없게끔 유도하고 있다. 또 SNS 등을 중심으로 임산부가 타고 있음에도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 있는 몰상식한 행태를 고발하는 등의 자발적 시민 활동도 펼쳐지고 있다.

 

임산부에게 우대혜택을 제공하는 임산부 배려업소도 늘어나는 추세다. 기존부터 임산부에게 할인을 제공해주는 음식점이나 미용실뿐 아니라 최근에는 은행 등에서도 임산부 전용창구를 만들어 대기시간을 줄여주는 등의 배려 문화가 퍼지고 있다. 수원시에만 약 200개의 임산부 배려업소가 있으며, 이 가운데 62개의 배려업소를 가진 팔달구는 연말에 우수 배려업소 선정에도 나설 계획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앞으로도 임산부를 배려ㆍ보호하는 문화를 확산시킬 수 있도록 적극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채태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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