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총 “공금횡령·유용 등 공무원이 더 심해” 억울함 토로
비리 사립유치원 명단 공개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하는 가운데 학부모들이 20일~21일 동탄ㆍ서울 등지에서 평화집회를 열고 비리척결 및 유치원 국가회계시스템 도입을 촉구했다.
화성 동탄 지역 학부모들로 구성된 동탄유치원비상대책위원회는 21일 오후 4시 동탄 센트럴파크에서 평화집회를 열었다. 이날 평화집회에는 유치원생 자녀를 둔 학부모를 비롯해 예비ㆍ졸업생 학부모 등 500여 명이 아이들과 함께 참석해 사립유치원 비리근절과 유아교육 정상화를 요구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우리 아이들이 존중받는 유치원 만들어 주세요’라고 적힌 노란 피켓과 녹색 풍선을 들고 사립유치원 비리 사태를 규탄했다.
장성훈 비대위 대표는 ‘에듀파인(국가회계시스템)’ 사립유치원 도입, 입학설명회 및 추첨제 대신 교육부 유치원 입학관리시스템 ‘처음학교로’ 도입, 단설유치원ㆍ국공립유치원 확충, 적발 유치원 강력 처벌 등을 요구했다.
장 대표는 “아이들을 방패 삼아 갑질을 저지르고, 비리로 욕심을 채워온 사립유치원 원장들을 규탄하기 위해 이자리에 섰다”며 “소중한 우리 아이들을 지킬 수 있도록 목소리를 높여달라”고 호소했다. 발언이 끝난 뒤 장 대표는 아내, 어린 두 자녀와 함께 단상에 올라 ‘비리 풍선’을 터뜨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어 참가자들은 ‘에듀파인 도입으로 부적절한 회계 척결’, ‘바로 서는 유아교육 공교육화 이루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자유발언을 이어갔다.
예비 학부모 J씨는 “많은 것을 요구하는게 아니다. 우리 아이들을 믿고 맡길 수 있도록 기본만 지켜달라”고 꼬집었고, 또 5세 자녀를 뒀다는 Y씨는 “더 많은 국ㆍ공립 단설 유치원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 회원은 지난 20일 오전 시청역 앞에서 ‘유아교육·보육 정상화를 위한 모두의 집회’를 열고 “한국유치원총연합회는 억울하다고 하는데, 끝까지 발악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우리는 다음 주에는 교육부를 상대로 비리 유치원 공개가 왜 늦어졌는지 따질 것이고, 감사원·국민권익위 진정으로 공무원 중 책임자 처벌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처럼 학부모들의 성난 민심은 들불처럼 번져 나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작 사립유치원 모임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이하 한유총)은 ‘사립유치원, 교육공무원보다 훨씬 깨끗해!’, ‘사립유치원 감사결과, 교육감이라는 둘째 시어머니가 난도(亂刀)질 한 결과!’, ‘정부종합대책은 규제가 아니라, 유아교육에의 보편복지가 목적이어야!’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잇따라 내고 “공금횡령·유용으로 징계받은 교육부 공무원 실명을 공개하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들은 사립유치원이 공적재정지원을 갈취하는 비리집단으로 손가락질 받는 것에 대해 억울함 토로하면서 “이번 사태의 본질은 (사립 유치원의) 비리 문제라기보다는 사립유치원만을 위한 재무·회계규칙의 부재”라면서 “교육감이 사립유치원의 현실을 도외시한 채 실적 위주의 감사로 사립 유치원을 난도질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사립유치원) 종합대책을 발표하기에 앞서 누가 진짜 ‘세금도둑’인지 전 국민이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화성=박수철ㆍ강현숙ㆍ홍완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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