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경기 걸림돌, 해묵은 갈등 20건 육박

왕숙천 행정구역 조정·수원 군공항 이전·축산농가 악취 등
중앙·광역·기초단체 오랜 기간 봉합 안된 갈등 18건 달해
道, ‘갈등조정팀’ 신설… 시군·정부도 해결 위한 협력 절실

▲ 1.경기도청전경
▲ 경기도청 전경

경기도내 봉합되지 않은 갈등이 20건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ㆍ광역ㆍ기초단체가 각각의 이해관계로 길게는 20년 넘게 다투는 가운데 협치를 핵심가치로 둔 ‘새로운 경기’를 위한 모두의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23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18건의 갈등상황을 인지, 갈등조정 대상으로 관리하고 있다. 시ㆍ군 간 갈등 8건은 ▲왕숙천 행정구역 조정(남양주와 구리) ▲굴포천 행정구역 조정(부천과 인천 부평ㆍ계양구) ▲송탄ㆍ유천 상수원보호구역 해제 요구(용인ㆍ안성과 평택) ▲동두천하수처리장 정산(양주와 동두천) ▲청명센트레빌 학군 조정(수원과 용인) ▲축산농가 악취(양주와 동두천) ▲함백산메모리얼파크 건립(수원과 부천ㆍ안산ㆍ화성ㆍ시흥ㆍ광명) ▲폐기물처리시설 설치(고양과 서울 은평구) 등이다.

 

이외 10건은 ▲평택항 신규매립지 경계(경기도와 충청남도) ▲서울의 장사ㆍ화장시설 운영(서울과 고양) ▲접경지역 시ㆍ군 수정법 제외 요구(국토부와 연천) ▲광명~서울 고속도로 지상화 건설(국토교통부와 광명) ▲동두천 미군기지 잔류에 따른 보상(국방부와 동두천) ▲삼성~동탄 광역급행철도 사업비 분담(경기도와 성남) ▲경기남부법무타운 조성(기획재정부ㆍ법무부와 안양ㆍ의왕) ▲수원 군공항 이전(국방부ㆍ수원과 화성) ▲공동 하수처리장 물량 확보(안양ㆍ군포와 의왕 그리고 환경부ㆍ한강유역환경청) ▲동부대로 연속화 사업(국토부와 오산) 등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중에는 왕숙천을 중심으로 일어난 남양주와 구리 간 행정구역 조정 교착(1994년), 굴포천 위치 변경으로 인한 행정구역 조정에서 부천과 인천 부평ㆍ계양구 간 이견(1999년) 등 20년가량 해묵은 사안도 있다. 또 ‘함백산메모리얼파크 건립’, ‘수원 군공항 이전’은 양쪽 주민의 극심한 의견 차이로 행정 논쟁을 넘어 주민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도는 민선 7기 들어 갈등 예방ㆍ조정을 위해 ‘갈등조정팀’을 이달 신설했다. 지난 7월 경기도 시장ㆍ군수협의회에서는 이재명 도지사를 비롯한 단체장들이 ‘도민행복 최우선 실현을 위한 협치결의문’을 채택, 정책협력위원회를 출범시켰다.

 

그러나 갈등조정팀은 4명의 갈등조정관과 함께 이제 막 업무를 준비하는 단계이며, 도와 시ㆍ군 간 갈등 해결을 모색할 정책협력위원회는 석 달 넘게 회의를 한 번도 개최하지 못하고 있다. 민선 7기 도지사와 시ㆍ군 단체장이 대다수 바뀌면서 갈등 해결보다 각자의 정책 도입이 우선사항으로 고려됐기 때문이다. 중앙에서는 국무총리실 주재로 ‘공공기관 갈등 관리메뉴얼’의 준수를 당부하며, 시ㆍ군에서는 각자 갈등조정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지만 갈등 봉합에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단국대학교 분쟁해결연구센터 전형준 박사는 “단체 간 갈등은 여러 쟁점이 엮여 있기 때문에 상호 간 폭넓은 의견 교환이 필요한데, 깊은 논쟁보다 제소를 통해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어 아쉽다”며 “갈등이 발생하면 해당 지자체끼리 협상 테이블을 구축하는 등 소통을 위한 창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11월 임시 정책협력위원회를 개최해 갈등 해결을 위한 움직임에 본격 나설 것”이라며 “조만간 경기도 갈등종합계획도 수립해 갈등 없이 행복한 경기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여승구ㆍ김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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