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방송되는 KBS 1TV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낯선 시댁에서 고생하지 않고, 백년해로하길 바라는 친정엄마의 축복과 응원이 담긴 혼례 음식이 전파를 탄다.
# 어머니를 기억하며 차리는 전주의 이바지 상
그런데 급작스레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남은 경옥 씨 가족들은 모두 그 아쉬움을 안고 산다. 엄마가 그리울 때면 엄마를 기억하는 공간에 수시로 모여 어머니의 음식을 재현한다.
전주 혼례 음식의 경우 여느 곳보다 정교하고 화려하다. 그 예로 차씨 자매들은 전주 화전을 선보였다. 찹쌀가루를 익반죽한 후, 고명을 이용하여 꽃처럼 화려하게 지져낸 화전은 전주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이어 전라도 이바지 음식에 빠지지 않았던 홍어찜. 찜이야 다를 게 없지만 혼례 때는 오방색 고명으로 멋을 낸다. 오색 고명은 나쁜 기운을 몰아내고 좋은 기운을 부른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어머니로부터 손 기술을 전수받은 문어오림까지. 팔십 평생 어머니는 칼을 손에서 놓지 않고 문어로 닭과 봉황을 만드셨다. 유일하게 첫째 언니와 막내 경옥 씨만 전수받은 정교하고 섬세한 문어오림을 선보이고자 한다.
# 친정엄마 손맛 잇는 태임 씨의 경상도 이바지 상
자연스럽게 엄마를 따라다니며 보고 배운 태임 씨는 세월이 지나 손맛 좋은 혼례음식 전문가가 되었다. 오늘은 태임 씨가 엄마의 내림 손맛을 보여주려 한다. 더 늦기 전에, 엄마에게 감사함을 표현하고 추억하는 그녀이다.
경상도 혼례 문화에는 조상님들께 새 며느리가 왔다고 알리는 제사가 있었다. 그 옛날, 경상도 이바지 음식에는 문어와 생선이 빠지지 않았다. 문어는 여덟 개의 문어다리처럼 팔 정승 낳으라는 자손 번창의 의미가 담겨있고, 생선은 도미 조기 민어를 쪄서 보냈는데. 도미는 '도와달라고' 조기는 '좋으라고' 민어는 '믿어달라고'라는 의미가 있다.
꽃이 귀하던 시절 어머니들은 음식으로 꽃을 대신했다. 곶감을 오리고, 말린 무로 꽃을 만들며, 가장 화려한 꽃 상을 만들었던 어머니들. 금지옥엽, 시집가는 딸을 위한 정성 가득 꽃 상을 만나러 가보자.
# 언젠간, 딸들에게 닿을 영희 씨의 이바지 상
그런데 결혼 적령기가 된 두 딸은 결혼할 생각이 없고, 엄마 속만 태우고 있는 웃지 못할 상황이다. 이바지 음식 만들 때마다 내 딸 시집보내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한다는 영희 씨를 만나러 가보자.
이바지 음식 의뢰가 들어오면 영희 씨의 하루는 눈코 뜰 새 없다. 꼭두새벽부터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아 싱싱한 재료를 고른다. 혹시라도 헐한 것이 딸려올까 가격 흥정도 피하는 게 이바지 음식의 오래된 금기라고 한다.
갓 사온 싱싱한 전복과 문어를 손질하여 삶고, 지역 불문 어느 집이나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갈비찜과 모둠전을 만든다. 40년 주부 경력으로 맛을 낸 영희 씨의 필살기는 바로 대하알찜. 새우에 밑간을 하고, 채소와 날치알, 마요네즈를 버무린 소를 새우 배에 넣고 굽는 퓨전 음식이다. 재료에 따라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다 보니 그녀만의 메뉴가 많아졌다. 영희 씨가 만든 현대식 혼례음식을 만나러 가보자.
'한국인의 밥상'은 오늘(25일) 오후 7시 35분에 방송된다.
장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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