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 ‘보안불감’ 심각 1주일 만에 또 ‘밀입국’

IPS 특수경비원 휴식차 자리비운 사이 베트남 선원, 버젓이 부두 출입구 통과
2인 1조 보안근무 수칙 ‘유명무실’ 충격 해당 선박 선장 신고하자 그제서야 파악

인천항보안공사(IPS) 특수경비원들이 보안수칙을 준수하지 않거나 근무지 이탈로 외국인 밀입국자가 잇따라 출입문으로 도주하면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9일 인천항보안공사(IPS) 등에 따르면 IPS특수경비원은 보안수칙에 따라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해야 하며, 2인 1조로 보안경비 근무를 서야 한다.

 

하지만, 최근 IPS특수경비원들이 외국인 선원을 근무자로 오인하는 등 근무기강이 해이해지면서 잇따라 인천항에서 밀입국 사건이 발생했다.

 

28일 오전 5시 2분께는 인천시 동구 송현동 현대제철 부두에서 베트남 선원 A씨(24)가 밀입국했다.

 

IPS 등은 부두 인근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A씨는 부두 출입문을 통해 밀입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밀입국 당시 부두 출입문 보안경비를 서야 할 IPS특수경비원은 휴식을 취하느라 보안수칙을 어기고 자리를 비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부두엔 IPS특수경비원 4명이 근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부두 출입문이 2곳이라 2명은 출입문 근무를 서고 다른 1명은 초소에서 모니터링을 해야 해 휴식을 취하려면 1명씩 돌아가면서 쉬어야 한다.

 

그러나, 근무를 선 IPS특수경비원들은 1명만 초소에서 근무를 서고, 출입문 경비인력은 비어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의 밀입국 사실도 보안경비를 책임지는 IPS에서 인지한 것이 아니라 도주한 A씨 선박 선장이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22일 오전 9시 51분께 인천시 서구 북항 동방부두에서도 중국인 선원 B씨(53)가 출입문으로 밀입국했다.

 

잇딴 외국인 밀입국으로 법무부 인천출입국·외국인청은 경찰과 함께 A씨와 B씨의 행방을 쫓고 있다.

 

관련분야 전문가들은 잇따른 밀입국을 막기 위해선 인천항 출입 인원 및 차량 등의 관리를 강화할 수 있는 RFID카드 도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인천항 한 관계자는 “인천항 보안을 책임지는 IPS특수경비원들이 휴식하기 위해 출입문을 비워 외국이 밀입국했다는 사실이 매우 놀랍다”며 “인천항 보안담당자들의 근무기강 해이가 도를 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인 만큼, 특단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허현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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