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 벌터·마벨지구 주거밀집지역, 대형 화재 무방비 노출

노후된 소규모 주택 100여 채 ‘빼곡’ 각종 폐자재 널브러진 비좁은 골목길
소방차는커녕 일반 차량도 통행 불가 개발사업 지연되며 주민 불안한 나날

소방도로가 일체 설치돼 있지 않아 화재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군포시 금정동 벌터마을 주거밀집지역 일원.
▲ 소방도로가 일체 설치돼 있지 않아 화재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군포시 금정동 벌터마을 주거밀집지역 일원.
“소방차 한 대도 못 들어오는 마을에 불이 나면 제 목숨은 누가 지켜줍니까”

 

4일 군포시 금정동 벌터마을 주거밀집지역. 이곳에는 노후된 소규모 주택 100여 채가 빈틈없이 따닥따닥 붙어 있었다. 주택 앞을 지나는 좁은 골목길은 굽이굽이 여러 갈래로 갈려 있었고 곳곳에는 목재가구와 옷가지를 비롯한 폐자재가 이리저리 널브러져 있었다.

특히 거주민들의 유일한 진출입로인 골목길은 성인 한 명이 겨우 드나들 정도로 비좁아 차량통행은 아예 불가능한 모습. 자칫 불이라도 날 경우 집집으로 옮아 붙어 대형화재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소방차 및 구급차 등의 진입은 아예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실정이다.

 

군포시 금정동 벌터ㆍ마벨지구 일원 주거밀집지역이 소방도로가 없어 화재 등 안전사고에 무방비 노출돼 있다. 노후화 주택과 공장 등이 밀집해 있는 이곳은 지난 2년 전,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됐지만 개발 사업이 제자리를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주민들의 안전까지 수년째 위협받고 있다.

 

4일 시에 따르면 금정동 벌터ㆍ마벨지구 11만2천여㎡(금정동 169번지 일원)는 지난 2016년 12월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결정 고시됐다. 이에 따라 공장과 주택이 혼재돼 수십 년간 개발할 수 없었던 벌터ㆍ마벨지역이 준주거지역과 복합시설지역으로 전환되면서 공동주택 및 주거ㆍ업무용오피스텔 등의 건립이 가능해졌다.

 

소방도로가 일체 설치돼 있지 않아 화재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군포시 금정동 벌터마을 주거밀집지역 일원.
소방도로가 일체 설치돼 있지 않아 화재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군포시 금정동 벌터마을 주거밀집지역 일원.

그러나 해당 부지 내 개발 사업이 좀처럼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해당 구역은 소방도로가 없어 화재 발생시 사고에 무방비 노출돼 있는가 하면 그동안 하수구 악취 및 해충 발생 등으로 민원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지역 주민 A씨는 “소방도로가 설치돼 있지 않아 자칫 마을에 화재가 발생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해 놓고 개발 등 대책이 마련되지 않아 주민들은 하루하루 살얼음판에서 살아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들은 이어 “주택지역 인근에는 제지공장 등 대형공장들이 들어서 있어 화재에 더욱 취약한 상태로 올해 서울지역 지구단위계획구역에서 불이 나 5명이 사망했다고 하는데 그곳에도 소방도로가 설치돼 있지 않아 화재진화에 애를 먹었다고 들었다. 너무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대다수 주거지들이 70ㆍ80년대 지어진 건물들로 주변 도로나 환경이 매우 열악하다”며 “공영개발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있기는 하지만 현재로서는 주민의 동의에 의해 조속히 민간개발이 이뤄지길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성훈ㆍ박준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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