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50대, 모친 찌르고 경찰관 물어 조울증 청년, 여자친구 폭행 흉기 위협 지난달 행인 찌른 조현병 환자 구속
시민들 “길거리 나서기 조차 두렵다” 전문가 ‘정신질환=범죄자’ 낙인 우려
최근 인천에서 조울증이나 조현병 등 정신질환 범죄가 잇따르면서 시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관련분야 전문가들은 범죄는 엄중히 처벌하되, 모든 정신질환자를 ‘잠재적 범죄인’ 취급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5일 인천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9시께 조현병 환자인 A씨(58)가 가족이 돈을 주지 않는다며 과도로 소파를 찢고 모친의 다리부위를 흉기로 찔렀다. 그는 범행 직후 흉기를 든 채로 집을 빠져나갔다. 경찰관이 그를 발견하고 검문을 하자, A씨는 경찰관의 어깨 부위를 이빨로 깨물다가 붙잡혔다.
같은 날 오후 2시께는 조울증 환자인 B씨(27)가 여자친구와 말다툼을 벌이다 주먹으로 얼굴을 여러차례 폭행하고 흉기로 위협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에선 지난달 말 50대 조현병 환자가 한 공원 앞 도로에서 자신의 옆을 지나던 60대 남성의 목 뒷부분과 30대 여성의 얼굴을 흉기로 1차례 찔러 구속되기도 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강창일(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조현병을 포함한 정신장애 범죄자 수는 2015년 6천980명이던 것이 2016년과 2017년에는 각각 8천287명과 9천27명으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청와대 국민 청원에는 정신질환 범죄자에 대해 동등한 처벌을 해야 한다는 내용의 글이 수십 여건 올라오기도 했다.
한 시민은 ‘정신질환자든 심신미약자든 살인자가 내 옆을 지나가고 있다고 생각하니 길거리 지나가기조차 무섭다’고 적었다.
관련분야 전문가들은 범죄는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도록 하되 정신질환에 대한 지나친 편견을 가져선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대한정신건강의학과 봉직의협회는 최근 “치료받아야 할 정신질환이 있다면 치료를 받게 하고 처벌받아야 할 범죄가 있다면 처벌해야 한다”면서도 “이 과정에서 정신질환자들이 잘못된 편견과 낙인에 노출되지 않도록 좀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승걸 가천대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도 “범죄 가해자들이 정신질환을 앓았다고 해서 모든 정신질환자들에게 편견이나 공포를 갖거나 불이익을 줘선 안될 것”이라며 “치료만 적절히 받으면 대부분 호전되기 때문에 주변 사람이나 가족의 관심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준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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