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청년문화공간 JU동교동 바실리홀에서 남배우 A 성폭력사건 대법원 유죄 확정 관련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반민정은 "성폭력의 피해자이기보다는 영화계의 일원으로 발언하고자 한다"며 "개인으로 영화계의 변화를 요구하는 것은 이 자리가 마지막이 될 것 같다. 너무 지쳤고 이제는 버겁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4년간 제 사건이 개인의 성폭력 사건, 가십거리의 일종으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다 잊히지 않도록 노력했다"며 "'공대위'의 연대를 바탕으로 제 사건이 영화계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제 신상을 공개해 발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반민정은 "저는 배우다. 물론 이제 이 말을 과거형으로 해야 할 수도 있다. 피해자임에도 구설에 올랐다는 이유를 들며 제 캐스팅을 꺼린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배우는 '도구'가 아니라 '인간'이며 저는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현대사회 구성원이다. 그래서 성폭력 피해를 입었을 때 사법시스템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했고, 그 결과를 끌어냈다. 그런데도 전 제 자리에서 밀려나고 있다"고 토로했다.
반민정은 "영화계가 내부부터 반성하고 변화를 시작해야 한다"면서 "현장을 핑계로 자행되던 인권침해와 성폭력으로부터 피해자를 구제하고, 가해자를 징계, 책임자의 책임 범위 확대 등 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연기자들 역시 상대배우와 연기에 대한 사전협의를 해야 하며, '연기, 애드리브'를 핑계로 상대 배우에게 고통을 주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것은 배우의 기본이다. 영화계 내부의 성인지감수성을 제고하기 위해 교육도 지속돼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앞서 반민정은 지난 2015년 4월 영화 '사랑은 없다' 촬영 중 성추행을 당했다며 상대배우 조덕제를 고소했다. 40개월에 걸친 법정공방 끝에 지난 9월 대법원은 강제추행치상 등 혐의로 기소된 조덕제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장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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