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리 증후군'이 뭐길래…홍순영, 4년간 신분 위장에 아이 살해 비극까지

▲ '리플리 증후군'으로 인해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홍순영 사건을 '속보이는 TV 인사이드'에서 재조명했다. KBS
▲ '리플리 증후군'으로 인해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홍순영 사건을 '속보이는 TV 인사이드'에서 재조명했다. KBS
리플리 증후군으로 한 여성이 끔찍한 살인범으로 전락한 사건이 다시 한 번 대중을 충격에 빠뜨렸다.

지난 1일 방송된 KBS2 '속보이는 TV 인사이드'의 '미스터리 심리 파일' 코너에서는 '홍순영 유괴 사건'을 다뤘다. 이 사건은 '리플리 증후군'이 얼마나 참혹한 비극을 불러올 수 있는지를 확연하게 보여준 사건이었다.

1990년 6월 25일. 홍순영은 한 아파트 단지 내 유치원에 있던 A 양을 유인해 데리고 가 사망케 했다. 그 뒤 A 양 부모에게 돈을 뜯어내는 협박극을 펼쳤다.

당시 경찰은 홍순영이 풍족한 집안에서 부족한 것 하나 없는 전문직 여성임을 들어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명문대 출신에 방송국 기자라는 직업을 가진 엘리트 여성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문은 더욱 커졌다.

하지만 거듭된 조사에서 홍순영이 리플리 증후군이란 정신병을 앓고 있었다는 게 드러났다. 즉, 방송국 기자도 아니었고, 명문대 출신도 거짓이었다. 뿐만 아니라, 이미 한 차례 미수에 그친 유괴 전력도 있었다.

홍순영이 앓았던 리플리 증후군(RipleySyndrome)은 현실을 부정하고 가상의 세상을 만들어 이를 진짜라 믿으며 거짓된 말과 행동을 이어가는 정신 장애의 일종이다.

즉, 이 리플리 증후군으로 인해 홍순영은 모든 것이 꾸며내 연극을 한 셈이었고, 자신의 애인을 속이기 위해 살인이라는 끔찍한 범행을 저지르기에 이르렀다.

마지막까지도 허구의 세상에서 나오지 못한 홍순영은 검거 당시 "그냥 나를 죽여달라. 내가 불쌍하다"고 호소해 주변을 경악케 했다. 또 재판 내내 "사형 시켜달라"는 말을 반복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장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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