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청정기 설치한 카페 손님 북적
학부모들, 유치원 선별 0순위 고려
가전매장 공기청정기 구입문의 쇄도
수원시 장안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요즘 손님들로부터 뜻밖의 칭찬을 듣고 있다. 5년 전 개업할 때 설치한 공기청정기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세먼지가 극심했던 요 며칠 그의 가게는 미세먼지를 피해 공기청정기가 있는 카페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온 주부 손님 등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A씨는 “공기청정기가 있다는 이유로 손님들이 멀리서 와 모임을 하기도 한다”며 “특히 아이를 데리고 오는 손님들에게 칭찬까지 듣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카페에서 만난 주부 Y씨(45ㆍ여)는 “공기청정기가 있는 카페가 흔하지 않아서 아이들 데리고 친구들과 모임을 할 때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최근 수원에 새로 오픈한 한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도 마찬가지로 공기청정기 설치로 주부 손님들 모임 장소로 인기 얻고 있다. 카페 관계자는 “카페에 공기청정기가 설치됐느냐는 전화를 많이 받고 있다”며 “입소문이 나서 미세먼지 부는 날도 꾸준히 손님들이 찾아온다”고 밝혔다.
두 아이를 키우는 주부 J씨(38ㆍ여)도 아이가 유치원에 입학할 시기가 되면서 음식점과 카페 등 매장 내 ‘공기청정기’의 유무를 가장 크게 고려하고 있다. 실제 J씨가 사는 고양시 일산동구에는 공기청정기가 갖춰진 한 어린이집이 부모들의 큰 관심을 얻자 다른 어린이집들도 속속히 공기청정기를 설치하고 있다. J씨는 “인터넷 맘 카페와 여러 지인을 통해 공기청정기가 있는 유치원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연일 몰아치는 미세먼지 탓에 계속해서 공기 질이 ‘나쁨’을 기록하면서 소비자들이 공기청정기가 있는 곳을 찾아다니고 있다. 이런 추세 속에 자영업자들도 손님을 끌어들이고자 발 빠르게 공기청정기를 설치하고 있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공기청정기의 지난해 시장규모는 약 1조 5천억 원, 올해는 2조 원으로 추정된다. 올해 판매물량은 200만~250만 대 수준으로 전망된다. 미세먼지 문제가 계속해서 심각해지면서 공기청정기 소비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날 수원의 한 가전제품 매장은 공기청정기를 사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될 때마다 공기청정기 구입을 위한 방문과 상담이 쇄도한다는 게 매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매장 관계자는 “공기청정기를 필수 가전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시장 규모가 점점 커지는 추세”라며 “미세먼지가 심한 봄, 가을이면 공기청정기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김해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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