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를 노려라… 떴다방 극성, 물건 허위광고 현혹 쌈짓돈 털어

서구 대형빌딩 ‘홍보관’ 간판 내걸고 주방용품·침구류·생활용품 등 판매
남성·젊은여성 출입금지 이상한 상술 최근 피해민원 속출… 구청 파악나서

15일 오후 인천 서구에 있는 한 건물에서 50∼70대 여성들이 홍보관이라고 불리는 ‘떴다방’에서 2시간의 제품설명을 듣고 물건 구입을 한 후 건물 밖으로 나오고 있다. 조주현기자
15일 오후 인천 서구에 있는 한 건물에서 50∼70대 여성들이 홍보관이라고 불리는 ‘떴다방’에서 2시간의 제품설명을 듣고 물건 구입을 한 후 건물 밖으로 나오고 있다. 조주현기자

 

인천에서 50∼70대 여성들을 상대로 호객행위를 한 뒤 물건을 강매하는 ‘떴다방’이 극성을 부리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15일 오전 서구 가좌동에 있는 한 대형빌딩 안. 이곳에선 홍보관이란 간판을 내걸고 주방용품과 침구류, 생활용품 등 200여 가지의 물건을 판매하고 있다.

외관상 일반 제품 판매장과 비슷하지만 50대 이상 나이 든 여성이 아니면 출입이 제한된다. 매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화장품과 생활용품들이 빼곡히 진열돼 있지만, 가격표가 붙어 있는 제품은 단 1개도 없다.

이곳을 지나면 250㎡ 크기의 ‘설명회장’이 나온다. 여기에선 젊은 남성 1명이 60∼70대 여성 300여명을 모아놓고 자신들이 판매하는 제품의 효과와 효능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이 남성은 취재진이 들어서자 “여긴 남성 출입금지구역입니다. 나가주세요”라는 말과 함께 건장한 남성들이 매장 밖으로 이끌고 갔다.

이들은 이곳에 떴다방을 차려놓고 인근지역 주택가에 ‘온갖 물건을 싸게 판다’는 전단지를 뿌린 후 인근지역 주민들을 끌어들인다.

떴다방은 3~6개월 단위로 사업장을 빌려 홍보관 또는 체험관 등을 개설해 부당이익을 취득 후 타지역으로 이동하는 영업행위다.

이들은 젊은 층에 비해 판단력이 흐린 노인들을 상대로 허위·과대광고로 현혹시켜 여러 제품을 판매하는 수법을 사용한다.

한 30대 여성은 최근 “어머니가 여러 차례 물건들을 사 오셔서 따라가 봤더니 젊은 여성은 출입이 안 된다고 해 쫓겨났다”며 “이곳에서 어떻게 물건을 강매하는지 조사해달라”는 민원을 서구에 내기도 했다.

2시간의 제품설명 이후 말린 연과 쌀을 섞어 만든 ‘연밥’을 5만원에 샀다는 한 할머니는 “몸에 좋다 하기에 그냥 샀어”라며 빌딩을 빠져나갔다.

60대 한 할머니는 “그런 것을 뭐하러 샀느냐”며 옆에 있는 할머니를 타박하기도 했다.

관련 민원이 잇따르자 지자체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구 위생과 관계자는 “식품이 질병 치료에 효능이 있는 것처럼 허위·과대광고 하는 행위와 일반식품을 건강기능식품이나 의약품으로 판매하는 행위 등을 중점적으로 확인할 예정”이라며 “위법사항이 발견되는 즉시 행정처분으로 피해 확산을 막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준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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