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3년 만에 KPGA 첫 승을 이루게 돼 감격스럽습니다. 내년 시즌 한층 더 향상된 기량으로 한국 투어는 물론 일본과 아시안 투어에서 활약할 수 있는 선수로 거듭나겠습니다.”
지난 9월 경북 칠곡 파미힐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DGB 대구경북오픈에서 최종 합계 15언더파 201타로 이동하(36)ㆍ박효원(31)을 1타 차로 따돌리고 데뷔 42경기 만에 첫 우승을 차지한 김태우(25ㆍ미디어윌)는 “그동안 좋은 경기를 펼치고도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좌절해 아쉬움이 컸다”라며 “이번 우승으로 제게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준 고마운 팬들께 보답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인천에서 나고 자란 김태우는 11살 무렵 집 근처에 개장한 실내골프연습장에 부모와 함께 등록하면서 골프와의 운명적인 인연을 시작했다.
그리고 1년 후 연습장을 놀이터 삼아 즐겁게 활동하는 모습을 눈여겨본 한 회원의 권유로 출전한 첫 지역대회에서 우승하며 숨겨진 재능을 발견하게 된 그는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 각종 대회를 휩쓸면서 본격 선수의 길로 접어들었다. 안정된 경기운영을 펼치는 실력파로 성장해 2013년 국가대표로 발탁되는 등 유망주로 주목을 받았다.
이후 김태우는 프로 무대에 첫 발을 내디딘 2016년 코리안투어 겸 아시안투어로 치러진 제32회 신한동해오픈에서 먼데이(예선)를 거쳐 본선에 올라 정상급 선수들을 제치고 깜짝 준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해 생애 단 한 번 뿐인 KPGA 명출상(신인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이어 지난해 메이저 대회인 KPGA선수권대회 4위, 올해 SK텔레콤오픈 3위의 성적 등 꾸준히 ‘톱 10’에 이름을 올리며 활약했지만, 우승이 없어 ‘무관의 신인왕’이란 꼬리표가 그를 항상 따라다녔다.
김태우는 이에 대해 “조급하게 생각하진 않았다. 그동안 제가 준비하고 계획했던 플레이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면서 “다만, 우승은 하늘이 정해준다고 하는데 운이 따르지 않는구나 라는 아쉬움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지난 9월 대구경북오픈에서 마침내 그에게 승리의 여신이 미소지었다. 2타차 3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김태우는 9번 홀까지 4타를 줄여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고, 2라운드에서 이글을 잡아냈던 행운의 13번홀(파5)에서 또 한 번 기회가 찾아왔다.
김태우는 “여기서 8m 이글 퍼트를 성공시키면 왠지 우승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있어 더 집중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결국 그의 공은 아름다운 궤적으로 홀컵에 들어가 승리를 굳히는 이글 행운으로 이어졌다.
이제 김태우는 국내와 아시아 무대에서 정상급 활약을 펼칠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하기 위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김태우는 “장타력을 앞세운 코스 공략의 필요성이 커지는 만큼 평균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한 체력 보강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다음 시즌 국내 투어를 주력으로 일본과 아시안 투어 출전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은 다음 미래에는 꿈의 무대인 미국프로골프 PGA투어에 진출해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당당히 실력을 겨루고 싶다”고 각오를 피력했다.
이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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