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자 자영업 위기 가속화…고령가구 사업소득 낙폭 최대

은퇴 세대가 주로 속한 60세 이상 가구주의 사업소득이 올 들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 후 창업 열풍으로 출혈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5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분기 60세 이상 가구주의 사업소득은 60만 1천 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0만 8천 원(15.3%) 감소했다. 이는 가계동향 조사가 시작된 2003년 이후 최대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60세 이상 가구주에는 직장에서 정년을 마치고 자영업 등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은퇴 세대가 상당수 포함돼 있어 전체 소득에서 사업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연령대보다 더 높다.

하지만, 올해 1·2분기 내리 감소한 60세 이상 가구주 사업소득은 3분기에 감소 폭이 확대되면서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역대 가장 낮은 18.3%까지 떨어졌다.

이 같은 현상은 본격적으로 은퇴를 시작한 베이비붐 세대가 치킨과 커피전문점 등 상대적으로 진입이 쉬운 음식점 사업에 뛰어들면서 과당 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통계청의 전국사업체 조사 잠정결과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대표자가 60세 이상인 사업체는 87만 5천여 개로 직전 1년간 5만 2천 개(6.3%)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사업체가 7만 285개 늘어난 점에 비춰보면 1년간 늘어난 사업체의 74%가 60세 이상 고령이 창업한 것이라는 뜻이다.

내수침체뿐만 아니라 온라인 소비 확산과 달라진 회식 문화 등 사회문화적 요인도 음식점업에 쏠린 고령 가구주의 사업소득 부진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관계자는 “60세 이상 가구의 사업소득은 가구주뿐만 아니라 배우자, 가구원 모두 줄면서 감소 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구예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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