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장인수 기자가 조선일보 손녀의 폭언을 '갑질'이 아닌 '계급질'이라고 규정했다.
26일 오전 방송된 tbsFM '김어준의 뉴스공장'에는 조선일보 손녀 폭언 논란을 최초로 보도한 장인수 기자가 출연했다. 장인수 기자는 "처음 제보를 받고 사실 확인을 위해 취재를 시작했다. 만약 아이의 욕설만 있었다면 방송을 안 했을텐데, 부모들이 사건을 다루는 방식과 취재에 대응하는 방식을 보고 방송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실제 방송 전까지도 MBC 내부적으로 10살 아이의 폭언을 내보내느냐 마느냐를 놓고 치열한 내부 토론이 있었다고. 음성대역을 쓰느냐, 조선일보인지를 밝히느냐를 놓고 논쟁이 벌어졌었다. 결국 최대한 10살 소녀에게 초점을 맞추지 말고 방송해보자는 생각에, 실제 방송에 나간 폭언 분량은 20초도 되지 않았다.
장 기자는 "아이의 엄마는 다 정리했다, 별 거 더 없다고 했다가 두 번째 질문에서 대답을 안 하고 '어이가 없어서..'라고 하더라. 영화 '베테랑'이 생각났다"며 "이건 갑질이라는 표현으로는 안되고 '계급질'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왜냐하면 남양유업은 본사 영업사원이 대리점 사원에게 갑질을 한 경우다. 갑을이라는 계약관계에서 한 것"이라며 "하지만 여자 아이가 기사에게 막 하는 건 태생에서 나오는 거다. 당장 먹고 살 게 없는 가난하기 때문에 당하는 거다. 태생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갑을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남양유업 영업 사원이 갑질을 한 건 판매 실적을 달성하려는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의 폭언은 순수하다. 나보다 열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에 대한 멸시와 혐오가 깔려 있다"며 "아마 녹취록을 다 들어보면 느껴질 거다. 이건 갑질보다 더 큰 거다. 갑질이 극단적으로 가면 마지막에는 계급 사회가 있는 거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이들은 그런 세계를 만들어 사는 거다. 그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장 기자는 "이 사람들은 대한민국의 법과 제도가 우습다. 운전기사를 자른 다음에 또 새로운 채용공고를 냈다. 대한민국의 법과 제도를 조금이라고 의식한다면 과연 그런 공고를 낼 수 있을까"라고 꼬집기도 했다.
앞서 조선일보 방상훈 대표의 손녀이자 방정오 TV조선 전무의 10살 딸 방 모 양은 전 운전기사에게 반말과 폭언을 해 물의를 일으켰다. 이 때문에 방정오 전무는 공식사과문을 내고 TV조선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장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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