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잔인하기 그지없는 1차 폭행 목격담 / 죽음 이른 옥상 폭행도 더 밝혀내야

인천 중학생 추락사 사건이 보름 지났다. 세인의 기억에서 잊혀져 갈 만도 하다. 그런데 국민적 분노가 더 커졌다. 새로운 증언이 전해지면서 현장의 잔인함이 생생히 되살아나고 있다. 사건 현장을 목격한 여중생들의 목격담이 충격적이다. 이들은 폭행을 말리기도 했고, 현장 사진을 찍기도 했다. 지금까지의 어느 목격자보다 자세하고 신빙성이 있는 목격자들이다. 10대 학생들의 범죄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잔혹했다.

피해 학생은 지난 13일 새벽에 1차 폭행을 당했다. 이어 같은 날 오후 건물 옥상에서 다시 2차 폭행을 당했고, 곧 추락해 사망했다. 여중생들의 목격은 1차 폭행이다. 공원에서 시작된 폭행이 무자비하다. 10번 이상 다리를 걸어 피해자를 넘어뜨렸다. 무릎이 꿇려지기도 했고, 뺨을 세게 맞고 나뒹굴기도 했다. 피해 학생의 얼굴을 피로 범벅이 됐다. “코랑 입에서 피 같은 게 그냥 완전 뚝뚝 흘렀다. 물처럼 흘렀다”고 증언했다.

피해 학생은 가해 학생들에게 살려 달라고 20~30번 애원했다. 한 가해 학생은 이런 피해 학생을 보며 “나는 이럴 때가 제일 재밌더라”며 빈정거렸다. “가해 학생끼리 ‘내가 뺨 한 대만 때리게 해주라’며 서로 싸우기까지 했다”는 증언도 했다. 이렇게 맞은 아이를 가해자들은 오후에 불러내 또다시 폭행했다. 결국, 아이가 옥상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자살을 택할 정도의 폭행이었다는 얘긴데,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

러시아 출신의 피해자 어머니는 한국말이 서툴다. 경찰이 밝힌 수사 결과를 다 믿지 못한다. 특히 피해자의 투신은 사실이 아닐 것이라고 주장한다. 키가 작은 아이가 심한 폭행을 당한 상태에서 뛰어넘기 어려운 난간 높이라고 설명한다. 살인죄와 상해치사죄로 법 적용이 갈리는 중요한 부분이다. 경찰은 “부모의 입장을 이해한다”면서도 피해 학생 스스로 투신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고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다.

성심껏 조사했을 것이다. 목격자가 없는 옥상 폭행을 파악하는데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었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뭔가 부족했다는 허전함까지 덮을 수는 없다. 애초 피해자 점퍼를 입고 법원에 출두한 모습을 발견한 것도 경찰이 아니었다. 피해자의 어머니가 세상에 알린 진실이다. 더 밝혀야 한다. 숨진 아이가 마지막 본 가해자들의 모습이 무엇인지 밝혀내야 한다. 검찰의 깊이 있는 보강 수사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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