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팔달구의 골든프라자 건물을 화마가 집어삼켰으나 단 한 명의 사망자도 나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기흡입 등의 부상자가 50여 명 발생했지만 해당 건물이 지하 5층~지상 11층 규모의 대형건물인 것을 고려하면, 소방 및 관계 당국의 신속한 대응이 피해를 최소화했다는 평가다.
2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수원시 팔달구 매산동의 골든프라자 건물 화재현장에서 발생한 부상자는 56명(중상 1명ㆍ경상 55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연기를 과다 흡입해 현장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A씨(18ㆍ여)는 아주대병원에서 먼저 치료를 받은 후, 고압산소치료센터가 있는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으로 이송돼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장에서 구조작업을 벌이던 구급대원 2명도 연기흡입 등의 부상을 입기도 했다. 소방당국은 화재를 진압하고자 210명의 인원과 84대의 장비를 동원했다.
이번 화재는 번화가에 있는 대형건물에서 불이 났음에도 사망자가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아, 건물 관계자와 소방당국 등의 신속한 대응이 빛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총 56명의 사망자를 냈던 지난 1999년 인천 인현동 상가 화재처럼 지하에서 불이 시작돼 유독가스와 불길 등이 지상으로 올라가면서 대형참사로 이어질 뻔 했지만, 관계당국의 대응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며 인명피해를 최소화했다.
불길을 가장 먼저 확인한 PC방 직원들은 재빠른 신고와 함께 250여 명의 시민을 대피시키고자 건물을 동분서주 누볐다. PC방 직원들은 지하 1층 환풍기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검은 연기가 나오는 것을 목격, 밖으로 나가 불길을 확인하고 대피 유도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의 신속한 대응 역시 인명피해 최소화의 일등공신으로 손꼽히고 있다. 수원소방서는 신고 접수 후 4분 만에 현장에 도착, 신속히 상황을 파악하고 진화 및 구조 작업에 돌입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역시 지하에서 불이 시작됐다는 보고를 받고, 위로 치솟는 연기 탓에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일자 신속히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수원시도 신속하게 안전안내문자를 발송하고 보건소를 통해 환자 이송에 나서는 등 지원에 앞장섰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진화에 최선을 다해준 소방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PC방 직원, 소방당국, 수원시 등 모두 수고하셨고 부상자들의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관계 당국은 2일 합동 감식을 진행한 결과 지하 1층 환풍구 천장 주변 2곳에서 전선이 끊어진 흔적을 발견, 전기적 요인 탓에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채태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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