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화 그리는 손문성 교감, 수원 조원초 꿈과 희망 담은 벽화…아이들에 ‘웃음·추억’ 선물

회색빛 낡은 콘크리트 담벼락 BTS부터 연꽃·물고기까지…
40일 작업끝에 갤러리로 변신 학생들 포토존으로 ‘인기몰이’

수원조원초등학교 손문성 교감이 학교 담벼락에 직접 그린 방탄소년단을 상징하는 풍선을 배경으로 활짝 웃고 있다.
수원조원초등학교 손문성 교감이 학교 담벼락에 직접 그린 방탄소년단을 상징하는 풍선을 배경으로 활짝 웃고 있다.

수원 조원초등학교에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K팝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등장했다. 조원초교 학생들은 등하교 때나 쉬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BTS를 배경으로 친구들과 단체 사진, 셀카를 찍으며 환하게 웃는다. 비록 진짜 BTS는 아니지만, 아이들에게 웃음과 추억을 선사한 이는 바로 손문성 교감이다.

손 교감은 올 3월 부임하고 나서 지저분한 학교 건물 뒤 회색빛 콘크리트 담벼락이 자꾸 눈에 밟혔다. 외부 업체에 맡겨 환경정화작업을 할까 고민해봤지만, 예산이 걸림돌이었다. 그래서 직접 페인트와 붓을 구입해 지난 10월부터 벽화 그리는 남자로 변신했다. “업무 보고 나서 시간 날 때마다 어떤 그림을 그릴까 디자인 고민을 거듭하다 본격적인 벽화작업에 들어가니 ‘물고기도 그려주세요’, ‘방탄소년단도 그려주세요’ 등 아이들의 요구가 빗발쳤다. 쉬는 시간엔 옆에 와서 조잘조잘 거리며 직접 그려보고 싶다는 녀석들도 있었고, 멋진 그림을 그려달라고 응원해주는 학생들도 많아서 신나게 작업했다.”

▲ 수원조원초등학교 손문성 교감이 학교 담벼락에 직접 그린 벽화들
▲ 수원조원초등학교 손문성 교감이 학교 담벼락에 직접 그린 벽화들

총 40일간의 작업 끝에 새 단장을 마친 담벼락은 200m 길이의 커다란 갤러리를 방불케 한다. 화사한 연두색 바탕에 BTS에서부터 물고기, 고추잠자리, 빨간 의자, 나무, 보리와 부들, 그리고 연꽃 등이 조화를 이루며 조원초 학생들의 새로운 아지트이자, 포토존으로 거듭났다.

학생들은 아침 시간, 쉬는 시간, 점심 시간을 이용해 예쁜 그림이 그려진 학교 뒷공간에서 뛰어놀며 “예전에는 그냥 칙칙한 색의 벽이었는데 교감선생님이 직접 우리가 원하는 그림을 그려주셔서 미술관이나 놀이공원에 온 것 같아요”라며 행복해했다. 이 같은 행복감을 아이들이 느낄 수 있는 건 손문성 교감의 뛰어난 그림솜씨와 열정, 그리고 재능기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최근 이옥경 교장과 교사들은 손 교감의 담벼락 갤러리 완성을 기념해 떡 케이크를 마련, 조촐한 파티도 열었다.

이옥경 조원초교 교장은 “오래된 담벼락이 환해지니 학교 전체가 다 화사해지고 젊어진 것 같다”며 “아이들이 이 공간을 쾌적하게 이용하면서 꿈과 희망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그림이 담겨 매우 기쁘다”고 전했다.

부산 출신의 손 교감은 1992년 수원 우만초교에서 첫 교편을 잡은 이후 주로 화성과 수원 지역에서 근무해 경기도가 제2의 고향이기도 하다. 여전히 아이들과 소통하며 눈높이 교육을 실천 중인 순문성 교감. 자극적인 미디어에 익숙한 요즘 학생들에게 그가 직접 그린 벽화 그림을 통해 시각적 따뜻함과 더불어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아이들의 모습이 훈훈함을 자아낸다.

 

▲ 수원조원초등학교 손문성 교감이 학교 담벼락에 직접 그린 벽화들
▲ 수원조원초등학교 손문성 교감이 학교 담벼락에 직접 그린 벽화들

 

강현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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