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비수사', 1978년 부산서 일어난 실제 이야기

영화 '극비수사' 포스터. 쇼박스
영화 '극비수사' 포스터. 쇼박스

영화 '극비수사'(감독 곽경택)가 3일 오후 채널CGV를 통해 방영되면서 새삼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2015년 6월 개봉한 '극비수사'는 1987년 대한민국이 떠들썩했던 사건, 사주로 유괴된 아이를 찾은 형사와 도사의 33일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부산에서 실제로 벌어졌던 유명한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에서 영화는 개봉 당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유난히 유괴사건이 빈번했던 1970년대. 들끓는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73년 2월, 형사정책당국은 미성년자 유괴죄의 처벌을 대폭 강화했지만 좀처럼 유괴사건이 끊이질 않았다. 그러던 중 부산의 한 초등학생이 78년, 그리고 79년 두 차례에 걸쳐 유괴를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 검거를 위해 국내 최초로 최면 수사 도입, 79년에 발생했던 2차 사건의 경우, 아이의 몸값이 유괴사상 최고 액수였던 1억 5천만원에 달했고,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할 정도로 당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아이의 1,2차 유괴 사건은 모두 경찰이 범인을 검거하며 사건이 일단락 되었다.

그런데 두 번의 사건 가운데, 78년 1차 사건에서 아이를 구한 이들이 정작 따로 있었다. 바로 아이 부모의 특별 요청으로 수사를 의뢰 받았던 공길용 형사와 김중산 도사가 그 주인공이다. 당시 유괴사건이 잦았던 만큼 정부 차원에서까지 유괴범 검거에 집중하고 있었던 그 때, 아이를 구하기 위해 다른 선택을 한 두 사람. 대다수의 어린이 유괴사건이 공개수사로 전환될 경우, 아이의 생사가 위험해지는 전례가 많았기 때문에 공길용 형사와 김중산 도사는 오로지 아이를 찾기 위해서 비밀리에 특별 수사를 진행했다. 이러한 두 사람의 노력 덕분에 78년 1차 사건에서 아이는 무사히 33일만에 부모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러나 비공개로 진행되었던 수사였기 때문에 두 사람의 이야기는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고, 수사가 종결된 이후에도 공길용 형사와 김중산 도사의 공적은 세상에 드러나지 못했다. 지난 37년간 극비리에 감춰졌던 두 사람의 숨겨진 이야기가 바로 영화 '극비수사'의 출발이다.

영화에서 공길용 형사 역에는 김윤석이, 도사 김중산 역에는 유해진이 각각 열연을 펼쳤다. 특히 영화는 이 두 주인공이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흥미진진한 전개와 함께 당시 시대상을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소품과 의상, 그리고 건물 등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특히 제작진은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70년대 흔적을 찾아 전국을 누볐고, 덕분에 영화 전체 촬영 분량의 약 80%는 로케이션 촬영으로 진행했다.

장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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