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한탄강 둘레길, 이대로 좋은가] 하. 멍우리 협곡 관람 시설 시급

우수성 입증한 지질명소 제대로 활용 못해
홍수에 떠내려 온 쓰레기도 여전히 방치
관광객·학생 좋은 체험공간 가치 못 살려
市 “나무데크 전체적 점검 후 수정할 것”

나무데크 둘레길 중 멍우리 습곡 구간은 지질학적 가치가 높지만 안내판만 덩그러니 표시돼 있을 뿐 감상할 공간이 없다.
나무데크 둘레길 중 멍우리 습곡 구간은 지질학적 가치가 높지만 안내판만 덩그러니 표시돼 있을 뿐 감상할 공간이 없다.

한탄강 국가지질공원은 지질학적 가치가 높아 내년 세계지질공원 인증 심사를 앞두고 있다. ‘세계지질공원’은 유네스코가 고고학적, 역사·문화적, 생태학적, 지질학적 가치를 지닌 곳을 보전하고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자 지정하는 만큼 한탄강은 그 자체로 이미 지질학적 가치가 높은 곳으로 평가되고 있다.

멍우리 협곡 상등 성에는 수억 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보이는 습곡(일명 땅 주름. 암반이 양쪽에서 미는 힘에 의해 휘어지는 현상)이 있다. 습곡은 세계적으로 그리스 쉐브론 습곡, 영국 쉐브론 습곡, 캐나다 헤드산 습곡, 국내에서는 군산 말도 습곡 등 세계적으로 지질학적 가치가 높게 평가돼 있다.

다행히 습곡 앞으로 나무데크 둘레길이 조성돼 있어 관광객이 볼 수 있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안내판만 덩그러니 세워져 있을 뿐 멈춰서 감상할 공간은 없다. 좁고 가파른 나무데크를 떠밀려 오르면 안내판 글씨조차 읽을 수 없을 정도로 협곡은 스쳐지나갈 뿐이다. 지질학적으로 한탄강의 신비를 알릴 수 있는 공간조성을 외면한 것은 둘레길을 잇는데만 급급했다는 단면이다.

뿐만 아니라 멍우리 협곡으로 가는 길이 막혀 있고, 건너편 둘레길에서나 협곡을 감상할 수밖에 없다. 멍우리 협곡은 4㎞에 걸쳐 형성돼 있어 강물이 빠지면 신비한 자태를 드러내 관광객이나 학생들에게 좋은 체험공간이 될 수 있다. 여름철을 제외하면 대부분 갈수기여서 그 자태를 감상할 수 있으며, 접근에 위험요인도 없다. 하지만 협곡 상등 성 10여m 거리에 둘레길도 조성돼 있지만 접근할 수는 길을 열어놓지 않았다.

▲ 멍우리 협곡 나뭇가지에 걸린 쓰레기
▲ 멍우리 협곡 나뭇가지에 걸린 쓰레기

게다가 멍우리 협곡 인근에는 지난 여름 홍수 때 떠내려 온 것으로 보이는 쓰레기가 잔뜩 나뭇가지에 걸려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쓰레기가 널브러진 구간이 100여m에 달하는데도 4개월째 방치하고 있어 한탄강 이미지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한 주민은 “멍우리 협곡에서 어린 시절 놀면서 보낸 추억이 있다. 관광객이나 학생들에게도 이 신비스런 협곡을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게 체험공간을 만들어줄 수 있는데 그런 배려가 없어 안타깝다”고 아쉬워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나무데크의 전체적인 점검을 통해 수정할 부분에 대해서는 시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포천=김두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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