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탄강은 한반도에서 유일하게 화산이 폭발해 생긴 강이다. 중생대 백악기와 신생대 4기, 약 27만년 전 북한 오리산에서 최소 11번의 화산 폭발이 있었다. 한탄강은 북한의 강원도 평강 장암산 남쪽에서 발원해 비무장지대를 지나고 남한의 강원도 철원을 거쳐 경기도 포천ㆍ연천을 흘러 임진강과 만난다. 강의 길이는 141㎞다. 남한의 한탄강은 86㎞다.
한탄강은 연천군 군남면 남계리 도감포에서 임진강과 만나기까지 주상절리, 협곡, 폭포 등 빼어난 화산지형 경관이 많다. 강 주변엔 고·중·신생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암석이 분포해 지질학적으로 중요하고, 폭포·주상절리·판상절리·하식애·하식동굴 등의 지형이 남아있어 지구과학적 학술가치와 생태학적·고고학적·역사적·문화적 가치가 높다. 대부분의 현무암 주상절리가 바닷가에서 나타나는데 이곳은 강 주변에서 나타나는게 특징이다. 그 중 대교천 현무암협곡, 비둘기낭 폭포, 아우라지베개용암 등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한탄강 주변은 한반도의 형성과정뿐 아니라 다양한 시대의 암석들을 볼 수 있어 학술적·교육적 가치가 커 환경부가 2015년 12월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했다. 강을 중심으로 형성된 우리나라 최초의 지질공원이다. 철원-포천-연천을 아우르는 총 1천164.74㎢ 면적엔 재인폭포, 비둘기낭, 주상절리 등 24개소의 지질명소가 있다. 임진강의 지천 정도로 묻혀있던 한탄강의 숨은 보석들이 늦게나마 가치를 인정받게 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경기도와 강원도가 ‘한탄강 국가지질공원’을 세계적 지질생태관광지구로 육성하기 위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 신청을 했다. 지난달 22일 제20차 국가지질공원위원회 심의에서 한탄강 국가지질공원을 세계지질공원 후보지로 선정함에 따라 지난 30일 유네스코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세계지질공원 인증 여부는 2020년께 결정될 전망이다.
세계지질공원은 유네스코가 미적, 고고학적, 역사ㆍ문화적, 생태학적, 지질학적 가치를 지닌 곳을 보전하고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지정하는 구역이다. 그런 면에서 한탄강 유역은 적격이다. 손색이 없다. 한탄강의 연천 전곡리는 동아시아 구석기 유적의 메카이고, 강 곳곳에 고구려 유적지가 있어 고고학적ㆍ역사적 의미가 크다. 강이 DMZ을 관통해 그 일대 생태도 그대로 보전돼 있다.
‘한탄강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은 경기도와 강원도가 함께 상생협력사업의 하나로 추진 중이다. 한반도 평화시대를 맞아 DMZ 일원의 자연ㆍ생태ㆍ문화에 관심이 높아진 만큼 이번 기회에 한탄강의 가치를 세계적으로 알리는 계기로 활용하길 바란다. 차후에 북한과도 협력해 북측 한탄강에 대한 집중 조명을 하면 더욱 의미있을 것이다. 유네스코 최종 인증까지 경기ㆍ강원도가 힘을 합쳐 최선을 다해주길 당부한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