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면 한그릇서 시작된 봉사 지역 각계각층 봉사활동 유도
부녀회·체육회도 팔걷어 돕고 의사·미용사 재능기부 잇따라
내년부터 나눔행사 확대 계획
“아무런 의미 없이 자장면 한 그릇을 내 놓았는데, 그 울림이 너무나 크게 다가왔습니다. 지천명에 이웃을 사랑하는 법을 배운 것 같아요.”
우연히 어르신에게 자장면 한 그릇을 제공한 것이 계기가 되어 매년 자장면 나눔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이 있다. 과천지역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강대목 대표 (희래등 중국집)가 주인공이다.
강 대표는 “남을 돕다는 것이 이렇게 보람있는 일인지 처음 알았다”며 “50대 중반에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여유를 갖게 됐다”고 밝혔다.
강 대표가 자장면 나눔사랑을 하게 된 것은 지난 2012년 별양동에서 통장직을 맡으면서다. 통장 일을 하면서 홀몸세대를 방문해 수도꼭지와 전기 등을 수리해 주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수도꼭지를 고쳐달라는 민원이 들어와 홀몸노인 가정을 방문했는데, 할머니가 점심도 못 드신 채 누워 있었다. 냉장고를 열어 보니 김치 외에는 아무런 재료가 없어 자신이 운영하는 음식점에 전화를 걸어 자장면 한 그릇을 배달시켰다. 맛있게 자장면을 드시는 할머니를 보고 강 대표는 이날 많은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강 대표는 이 일을 계기로 매년 자장면 400그릇을 이웃 어르신을 위해 내 놓았다. 그가 자장면을 기부하자 별양동 부녀회와 체육회, 주민자치위원들이 자원봉사자로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고, 별양동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치과의사와 미용실 원장들도 재능기부에 동참했다. 특히, 과일가게 사장은 과일 몇 상자를 선뜻 내놓았고, 채소를 파는 가게는 자장면 재료로 쓰이는 양파 등을 무료로 제공하는 등 사랑나눔 바이러스가 이웃에서 이웃으로 펴져 나갔다. “자장면 나눔사랑을 해오면서 깜짝 놀랐다. 사회단체 회원들이 자원봉사자를 자처하고 나섰고, 무료로 치과진료ㆍ미용 등을 재능 기부하겠다고 나서는 모습을 보고 ‘이런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살 맛이 나는 사회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강 대표.
강 대표는 과천지역에서 자수성가한 소상공인으로 유명하다. 그는 시골에서 무작정 서울로 상경, 온갖 일을 해오다 지난 1995년 과천지역에서 자장면 음식점과 첫 인연을 맺었다. 처음에는 배달종업원으로 생활하다 음식점을 인수, 사업장을 확장시켰다. 외곬 인생, 중국집 운영만 20여 년째다. 이 때문인지 과천지역 소상공인은 강 대표를 성공한 사업가로 손꼽는다.
강대목 대표는 “지금까지는 별양동과 갈현동 2개 동에서만 나눔행사를 했는데, 내년부터는 6개 동을 대상으로 연 2회 자장면 나눔행사를 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과천=김형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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