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 환경성 질환자 250만명… 관리할 곳이 없다

도내 예방센터는 수원에만 도민 위한 ‘광역 거점’ 절실
道, 내년 북부권 센터 설립

아토피, 비염 등을 앓는 경기지역 환경성 질환자가 250만 명에 육박하는 가운데 광역 단위 예방거점은 사실상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유일한 질환 예방센터가 수원에 마련됐지만 이용객 대다수가 지역 주민으로 집중됐기 때문이다. 이에 광역 거점을 강화할 수 있도록 경기도 차원의 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9일 경기도와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에 따르면 지난해 환경성 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도내 환자는 246만 7천여 명이다. 알레르기 비염이 188만 2천여 명, 천식이 34만여 명, 아토피 피부염이 26만 2천여 명 등이다. 이처럼 전국 최다 수준인 도내 환자는 전국 환경성 질환자 926만 2천여 명의 27% 수준이다.

환경성 질환은 단순 질환자 숫자뿐만 아니라 관심 자체도 큰 사안이다. ‘가습기 살균제’ㆍ‘라돈 침대’ 등의 사건과 일상 속 미세먼지ㆍ전자파 등 때문이다. 이에 도는 2014년 정부 지원을 통해 수원에 ‘환경성 질환 아토피 센터’를 설치했다. 센터 건립 비용으로 100억 원(환경부 50억 원, 경기도 18억 원, 수원시 32억 원)이 투입됐다. 환경부는 지원 명목으로 환경성 질환 예방 교육, 알레르기 검진, 질환 원인별 맞춤형 상담 등을 제시했다.

설립 이후 매년 3만 명 이상이 센터를 이용하고 있지만 광역 거점으로서의 역할은 미비하다. 전체 이용자 중 2015년에는 71.5%, 2016년에는 66.8%, 지난해에는 66.2%가 수원시민인 것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내 환경성 질환자 중 수원에 거주하는 도민은 9%(24만여 명)에 불과하다. 시ㆍ군별 질환자들은 용인ㆍ고양에 각각 19만여 명, 성남에 18만여 명, 화성ㆍ부천에 각각 14만여 명 등 고르게 분포됐다. 전체 환경성 질환자의 대부분이 9세 이하인 만큼(알레르기 비염 26.3%, 천식 30.2%, 아토피 피부염 40% 등) 거주지역에 따라 발생하는 예방 교육의 부재는 향후 아이에게 큰 후유증을 남길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수원시 관계자는 “그동안 수원시에서 운영예산(매년 13억 원)을 전액 편성해 (센터를) 운영하다 보니 광역 단위 사업을 수행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도 차원에서 지원 방안 마련에 더욱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내년 북부 권역을 담당할 가평 예방관리센터가 설립돼 상황이 조금 개선될 예정이다. 또 내년부터 환경성 질환 예방관리센터의 광역 업무 수행을 위한 예산 2억여 원을 추가 지원할 계획”이라며 “도내 각 보건소에서 어린이나 성인 대상으로 벌이는 아토피, 천식 예방교육 및 홍보활동을 강화하는 등 환경성 질환 예방교육에 더욱 신경 쓰겠다”고 밝혔다.

여승구ㆍ김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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