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사에 대한 수사가 종결됐다. 수원지검이 이 지사는 기소하고 부인 김혜경씨는 불기소했다. 기소된 이 지사의 혐의는 친형 강제 입원과 검사 사칭 관련 허위 공표, 성남 대장동 개발 수익 허위 공표다. 반면, 배우 김부선씨와의 스캔들 의혹, 조직폭력배 연루설, 일베가입 의혹은 불기소했다. 부인 김씨에 대해 불기소 처리된 사건은 혜경궁 김씨 의혹이다. 경찰이 기소의견으로 송치했지만 검찰이 불기소했다.
검찰 발표에서 주목할 부분이 있다. 여론의 관심과 검찰의 시선이 상당히 달랐다. 여론의 향배는 단연 여배우 스캔들과 혜경궁 김씨 의혹이었다. 김부선씨의 등장과 함께 여배우 스캔들은 전국민적 관심을 끌었다. 막판에는 이 지사 스스로 신체 검증을 자청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혜경궁 김씨 의혹은 정치권 전체를 친이재명ㆍ반이재명으로 갈랐다. 두 의혹은 이 지사의 탈당ㆍ사퇴를 강권하는 결정적 근거였다.
검찰 결론은 달랐다. 두 사건 모두 죄 없음이나 이에 상응하는 결정을 내렸다. 혜경궁 김씨 의혹에 대해 검찰이 설명한 불기소 이유는 ‘부인 김씨가 글을 썼다는 증거가 없다’다. 애초 경찰은 계정주가 김씨이며 글도 김씨가 작성했다는 증거를 다수 확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은 그 반대되는 증거(게시글 등)도 많다고 설명했다. 김부선씨 스캔들과 관련해서는 이보다도 간단하게 혐의 없음 결론을 밝혔다.
반면, 친형 강제 입원과 검사 사칭 허위 공표, 대장동 개발 허위 공표는 상대적으로 세인의 관심이 적었다. 하지만, 검찰수사는 이 부분을 파고들었다. 강제 입원 지시를 받았다는 공무원들의 진술이 신빙성 있다고 봤다. 친형 재선씨의 병증에 대해서도 ‘2013년 교통사고가 났지만, 그 이전까지 (건강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수사가 여론 추종이 아닌 공소유지를 위한 법률적 접근에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 셈이다.
이게 맞다. 사건 수사에 임하는 객관성에 부합한다. 검찰의 최종 발표를 접하면서 생각할 부분도 이 점이다. 그동안의 이재명 사건은 지나치게 선정적, 정치적으로 흘렀다. 인격적 살인에 가깝게 여배우 스캔들을 몰아붙였고, 정치적 사형에 가깝게 혜경궁 김씨 의혹을 몰아붙였다. 이제 와서 ‘죄 없다’는 판단이 내려진 두 의혹이다. 적어도 두 의혹에 관한 한 여론재판과 정치재판은 오판이었다.
이제부터 법률에 의한 재판의 시간이다. 피고인 이재명이 풀어나갈 개인의 영역이다. 과한 여론ㆍ정치재판은 중단해야 한다. 도지사 개인을 위해서가 아니다. 1,300만 도민의 새털처럼 많은 3년 반을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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