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A 안과, 환자 바뀐 사실 뒤늦게 알고 수술 중단
피해자 항의에 “보상 여부 검토해 연락하겠다” 전화 후
한 달 넘도록 감감무소식… 병원측 “원만한 합의 할 것”
“녹내장 검사를 받고자 안과에 들어갔더니, 뜬금없이 쌍꺼풀을 만들어놨습니다”
수원의 한 안과에서 녹내장 검사를 받아야 하는 환자에게 전혀 상관없는 쌍꺼풀 수술을 집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눈에 이상을 느낀 B씨는 불편함을 해결하고자 수원의 A 안과를 방문, 진료를 받기로 했다. 이에 B씨는 지난달 19일 A 안과를 찾아 진료를 받은 뒤 녹내장 검사를 진행키로 했다. 녹내장 검사를 받고자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던 B씨는 자신의 앞에서 간호사가 환자의 이름을 호명하자, 자신을 부르는 줄 알고 간호사를 따라 진료실로 들어갔다. 그러나 그곳은 녹내장 검사실이 아닌 수술실로, B씨는 아무 것도 모른 채 의사와 간호사의 지시에 따라 쌍꺼풀 수술을 받게 됐다.
이후 원래 쌍꺼풀 수술을 받아야 할 환자가 기다림에 지쳐 항의하자, 그제야 환자가 바뀐 사실을 파악한 A 안과 측은 급하게 B씨에 대한 수술을 중단했다. A 안과가 구렁이 담 넘어가듯 대충 진행했던 본인 확인절차에 애꿎은 B씨만 원치도 않은 쌍꺼풀 수술을 받은 셈이다. 이마저도 수술이 중간에 급하게 중단된 탓에 한쪽 쌍꺼풀이 풀려, 현재 B씨의 쌍꺼풀은 ‘짝짝이’ 상태다.
B씨는 “결국 녹내장 검사는 받지도 못한 채 쌍꺼풀 수술로 인한 항생제 처방만 받고 병원을 나왔다”며 “원치 않은 수술을 받은 뒤 가끔 눈이 퍽퍽하거나 피로감을 느낄 때가 있다”고 토로했다.
이런 상황에서 A 안과 측은 수술 이틀 뒤인 21일 오전 병원으로 찾아온 B씨 가족에게 “먼저 법률 자문을 받아와라”며 고압적인 자세로 일관했다. 같은 날 오후 수술을 집도한 의사가 B씨 가족에게 다시 전화를 해 사과와 함께 피해보상 여부 등을 검토해 다시 연락하겠다는 뜻을 전했으나, 약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 별다른 연락 없이 피해자를 외면하고 있다.
A 안과 관계자는 “평소 귀가 좋지 않았던 B씨가 쌍꺼풀 수술을 받을 환자의 이름을 잘못 듣고 따라온 것”이라며 “어찌 됐든 원치 않는 수술을 받게 된 만큼, 피해자와 소통하면서 원만하게 합의하겠다”고 말했다.
채태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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