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준의 잇무비] '마약왕', 국가는 범죄자 세상은 왕이라 부른 남자

영화 '마약왕' 포스터. ㈜쇼박스
영화 '마약왕' 포스터. ㈜쇼박스

감독: 우민호

출연: 송강호 조정석 배두나 김대명 김소진 이희준 등

줄거리: 마약도 수출하면 애국이 되던 1970 년대, 근본 없는 밀수꾼이 전설의 마약왕이 된 이야기를 담은 영화.

찬란했던 암흑기 1970년대 대한민국

1972년부터 1980년 봄까지 대한민국은 독재 정권의 혼란 속에 있었다. '열 번 실패해도 한 번 성공하면 팔자 고친다'는 한탕주의와 '일본에 마약을 수출해서 중독자를 양산하는 건 애국'이라는 반일감정이 상존해 있던 상황. 덕분에 일본에 마약을 수출하는 마약왕들이 도리어 애국자로 받아들여지는 시대였다. 영화 '마약왕'은 이러한 시대 배경을 바탕으로 백색 황금 시대를 누렸던 이들을 조명한다. 여기에 당시 횡행했던 밀수와 단속 형태, 마약 유통의 매커니즘, 마약 중독자들이 겪는 부작용 등 철저한 사전 조사로 탄생한 시대상을 카메라에 담았다.

청불 영화 흥행 이끄는 우민호 감독

'파괴된 사나이' '간첩'을 통해 인정 받은 우민호 감독의 짜임새 높은 스토리 직조 능력과 연출력은 2015년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권력자들의 이면을 리얼하게 그려낸 '내부자들'에서 빛을 발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마약왕'을 통해 다시 한 번 날카로운 통찰력을 드러낸다. 10년간 이어지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제한된 영화의 러닝 타임안에 담아 관객들의 눈을 떼지 못하게 할 마법을 부린다. 함께 작업한 송강호 조정석 배두나도 극찬을 아끼지 않은 그의 연출력이 '마약왕'에 녹아들어 다시 한 번 흥행이라는 복덩이를 안겨줄 수 있을까.

송강호, 이번엔 '마약왕'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송강호가 다시 한 번 강렬한 변신에 도전했다. 국가는 범죄자, 세상은 왕이라 부른 남자 이두삼. 유일무이 이두삼 캐릭터를 과연 송강호가 아니면 누가 소화할 수 있을까. 연기력과 흥행력을 모두 갖춘 송강호는 '마약왕'을 선택한 이유를 "마약 범죄에 국한하거나 미화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시대가 낳은 괴물 같은 인물을 통해 우리가 지나왔던 한 시대를 조명해볼 수 있는 영화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배우로서도 도전이었다는 이두삼 역의 송강호가 '마약왕'에서 보여줄 연기는 관객들이 두 눈 뜨고 지켜봐야 할 주요 관전포인트다.

개봉: 12월 19일

장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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